[양낙규의 Defence Club]괴물미사일 장착한 ‘해상의 무기고’ 나온다

최종수정 2023.06.17 22:14 기사입력 2023.06.17 11:00

합동화력함 수직발사기 99기 장착
최소 10종이상 각종 미사일 탑재 가능

합동화력함 모형을 처음으로 공개하면서 전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합동화력함은 해상 미사일 기지라고 불리는 함정으로 개전 초 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지상의 아군 주요 군사시설이 피해를 볼 것에 대비해 해상에서 반격을 준비하기 위한 해군의 핵심전력이다. 특히 북한이 장거리 지대함 공격 능력을 갖추지 못한 만큼 해상에서 이동하며 탄도미사일을 쏘는 합동화력함은 억제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합동화력함은 당초 합동참모본부에서 2018년 장기 신규소요를 결정했지만, 경항모 도입이 최우선으로 추진되면서 우선순위가 뒤로 밀렸다. 대량응징보복을 강조한 현 정부가 들어서면서 합동화력함은 다시 살아났다. 합동화력함 형태가 공개된 것은 해군이 합동화력함 개념설계를 위한 연구용역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 선정한 지 2개월 만이다.


한화오션은 연구용역을 통해 함정 규모와 형태, 미사일 탑재량 등 구체적인 작전 요구 성능(ROC)을 결정하게 된다. 이후 개념설계를 거쳐 내년쯤 합동화력함이 중기소요로 변환되면 선행연구, 소요검증, 사업타당성 조사, 기본설계, 상세설계, 함 건조 등 절차를 밟게 된다. 지금까지 군은 오는 2020년대 후반까지 합동화력함 3척을 건조해 전력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함수 수직발사기엔 해궁, 해성-2(현무3), 해룡, 홍상어 등 10종 이상 미사일 장착
함정 중간에는 4-2함대지 탄도미사일, 초음속 대함미사일 쏠 수 있어
함미에는 세계 최대급 탄두 중량 보유한 현무-5 탄도미사일이 북 겨냥

합동화력함이 실제 건조되면 함대지탄도유도탄 80발과 근접방어무기체계(CIWS), 경어뢰 등 다수의 무장이 탑재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오션이 공개한 수직발사기 99기를 장착한 모형을 감안하면 최소 10종 이상의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형 선체에는 기존 함정과 달리 함포가 없다. 대신 KVLS-1 수직발사대 48기가 장착되어 있다. 해궁 함대공 미사일, 해성-2(현무3) 함대지 미사일, 해룡 함대지 미사일, 홍상어 대잠수함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함체 중앙에는 KVLS-1 수직발사기보다 크기가 큰 KVLS-2 수직발사기 32기가 위치해 있다. 현무 4-2함대지 탄도미사일과 초음속 대함미사일을 장착이 가능하다. 그 뒤에 대형 탄도미사일 등을 탑재하는 수직발사기 15기, 그리고 선체 뒷부분 갑판에 기립형 대형 수직발사기 4기 등이 설치돼 있다. 수직발사기 15기에는 10~13m의 트라이던트(Trident) 급 탄도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다.


함미에 장착된 기립형 대형 수직발사기 4기는 위성발사체를 쏠 수 있는 형태다. 우리 군이 올해 안에 개발을 마친다는 ‘현무-5 탄도미사일’을 장착할 것으로 보인다. 현무-5 탄도미사일은 세계 최대급 탄두 중량을 지녀 ‘괴물미사일’로 불리며 전술 핵무기급으로 분류된다. 현무-5는 8t의 탄두를 싣고 외기권(고도 500~1000km)까지 올라간 뒤 마하 10 이상의 속도로 하강하도록 설계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하 100m보다 더 깊은 갱도의 지휘·전략 표적을 파괴할 수 있다.


현무-5는 탄두 중량이 너무 크다 보니 발사방식도 기존과 다르다. 지금까지 현무 미사일들은 직접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핫 론치’(hot launch) 방식이다. 하지만 현무-5를 이런 방식으로 발사하면 엔진이 매우 강력해 발사대가 녹아버릴 수 있다. 이 때문에 현무-5는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공중으로 30여m가량 튀어 오른 뒤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을 사용한다.


미국도 합동화력함 도입을 추진한 적이 있다. 하지만 비용이 문제였다. 1990년 미 의회는 지나치게 많은 무장을 싣고 있는 합동화력함이 공격을 받으면 막대한 타격을 받을 수 있고, 예산 제약을 감안하면, 단일 목적 함정보다 다목적 군함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아스널 쉽 구상은 결국 물거품이 되었지만, 차세대 구축함 사업(DDX)으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줌왈트(Zumwalt) 구축함을 만들어냈다. 함명은 미 해군 역사상 최연소 참모총장이었던 엘모 줌왈트(Elmo R. Zumwalt Jr.)의 이름을 사용했다.


줌왈트급은 구축함으로 분류되지만 다른 나라 구축함의 2배 가깝다. 길이 182.9m, 만재 배수량 약 1만 5000t급에 달하는 거대한 크기이며, 1척의 가격은 우리나라의 세종대왕급 이지스 구축함의 4배에 달하는 약 4조 원이다.


스텔스 특수 도료와 독특한 설계 덕분에 기존 함정과 비교해 레이더에 탐지될 확률이 50분의 1에 불과하다. 반사 면적(RCS·Radar Cross Section)이 줄어들어 적은 레이더상에서 작은 보트로 밖에 식별이 되지 않는다. 소음 수준 역시 LA급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 수준으로 작기 때문에 음파탐지기로 찾아내기도 쉽지 않다.


SM-6 함대공 미사일,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대잠용 수직발사 미사일 등을 장착했으며 전자기 레일건이 탑재할 예정이다. 레일건은 전자기력을 이용해 탄환 등 발사체를 음속보다 7배 빠르게 발사할 수 있는 미래형 첨단 무기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