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이 보유한 미사일은

최종수정 2022.10.18 11:00 기사입력 2022.10.18 11:00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우리나라가 미사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때는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다. 1960년대 후반부터 북한이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 등을 이어나가자 자주국방을 목표로 세우게 된다. 특히 1969년 닉슨 대통령이 ‘닉슨 독트린’을 발표하고 주한미군을 철수하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당시 국방과학연구소(ADD)는 농업용 기계를 만드는 ‘홍능기계공업회사’라는 위장 명칭을 사용했다.


1971년 11월 박정희 전 대통령은 ADD에 지시한 ‘제1차 번개사업’이 성공하자 ADD 연구원들에게 친필 메모를 전달했다. "1975년까지 200km 사거리의 국산 지대지(地對地) 미사일을 개발한다." 당시까지만 해도 지대지 미사일 기술을 보유한 나라는 전 세계 6개국에 불과했다. ‘항공공업육성계획’이라는 위장 명칭으로 시작된 이 사업으로 결국 백곰 지대지미사일을 만들게 된다.


이후 우리 군 주력인 국산 현무-2 탄도미사일과 현무-3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다. 현무-2 미사일은 사거리 300~800㎞ 수준인 A·B·C형이 있는데 미사일 지침 폐기에 따라 사거리 제한이 없어짐에 따라 800㎞ 이상 미사일도 개발 중이다. 지난해엔 탄두 증량 2t 규모의 현무 4 미사일 시리즈도 개발했다. 우리 군은 올해부터 현무 4시리즈 미사일의 양산에 돌입했다. ADD는 발사지점에 따라 지상에서 발사하는 지대지 탄도미사일을 ‘현무 4-1’, 함정에서 발사하는 함대지 탄도미사일은 ‘현무 4-2’, 잠수함에서 발사하는 잠대지 탄도미사일(SLBM)은 ‘현무 4-4’로 명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무 4-1는 탄두중량이 2톤(t)으로 현존 최강인 GBU-57 대비 최소 3배 이상의 관통력을 갖는다. 강화 콘크리트는 24m 이상, 일반 지면은 180m는 뚫을 수 있어 사실상 전술핵급 위력에 달한다. 현무 4-2 미사일은 3만t급 경항공모함에, 현무 4-4 미사일은 3000톤급 잠수함에 장착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일 제74주년 국군의 날 기념식 행사에서는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전략무기인 현무-5(V) 영상도 처음으로 공개됐다. 현무-5는 세계에서 가장 무거운 8~9t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괴물 미사일’로 불린다.


현재까지 지상에서 발사되는 현무 탄도미사일들은 발사대에서 직접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핫 론치’(hot launch) 방식이다. 하지만 현무-5는 미사일이 이동식 발사대(TEL)에서 공중으로 30여m가량 튀어 오른 뒤 엔진이 점화돼 발사되는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이다. 중국과 러시아에서만 사용했던 방식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최근 북한이 무차별 도발을 이어가는 가운데 군이 세계 최대급 탄두 중량의 현무-5 고위력 탄도미사일의 시험발사 영상을 정식으로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국방과학연구소(ADD)는 2018년부터 마하 5 이상의 지상발사형 극초음속 비행체를 개발하고 있고, 2023년까지 비행 시험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마하 5의 극초음속 미사일을 남한 상공에서 발사하면 2분 이내에 북한의 주요 목표물 상공에 도달한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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