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핵실험 위기 고조…한반도 주시하는 ‘미 3대 폭격기’

최종수정 2022.10.29 06:00 기사입력 2022.10.29 06:00

한미, 31일부터 진행되는 종합훈련에 B-1B 투입 여부 논의
위기시 B-52, 미 본토서 날아올수도
12월엔 신형 B-21 레이더 전폭기 공개…미국서 날아 전세계 어디든 폭격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괌에 전진배치된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가 한미 공중연합훈련에 참가할 지 관심이 집중된다.


29일 군에 따르면 한미는 오는 31일부터 11월4일까지 진행하는 한미간 ‘2022년 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에 B-1B의 참여를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6차 핵실험으로 핵·미사일 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7년 12월에는 ‘비질런트 에이스’(전투준비태세 종합훈련의 옛 명칭) 훈련에 B-1B가 참여한 바 있다. 이번 훈련에 B-1B가 참가한다면 실험 준비를 마친 북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내는 조치로 풀이된다.


최근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미 공군의 B-1B 전략폭격기는 B-52 ‘스트래토포트리스’, B-2 ‘스피릿’과 함께 3대 전략 폭격기로 손꼽힌다.


미 공군은 B1-B 62대를 보유하고 있다. 미 공군은 지난 2018년 F-101 엔진의 수명연장 작업을 모두 마쳤다. B1-B 폭격기를 2050년까지 운행하기 위해서다.


B-52 폭격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미 공군, 62대 보유중인 B1-B 수명연장해 2028년까지 운영
전술핵 없어도 괌기지에서 이륙하면 2시간내 한반도 도착
B-52 폭격기, 북 지하시설 파괴하는 1톤 폭탄 최대 24발 장착
미공군, 오는 12월 B-2 대체할 신형 전략폭격기도 공개 예정


전략폭격기라고 해서 전술핵을 모두 탑재한 것은 아니다.


현재 미국이 보유한 B-52 폭격기 89대중 44대만, B-2폭격기 20대중 16대만 전술핵무기를 장착했다. 바로 미국과 소련이 체결한 전략핵감축조약(STARTㆍ전략핵의 30%씩을 감축하기로 합의)때문이다. B-2 폭격기는 첨단 디지털 레이더와 GPS를 장착한 B61-12 전술핵을 장착하고 있다. 무게가 350㎏가량인 B61-12는 소형 원자폭탄(TNT 폭탄 기준 폭발력 5만t)으로 목표에 따른 폭발력 조절도 가능해 불필요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


B1-B 폭격기에는 전술핵이 없다. 하지만 군사전문가들은 B-1B는 전술핵을 장착하지 않아도 그에 상응하는 위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일미군, 괌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미 폭격기와 전투기에 핵무기를 장착해 한반도 상공에서 작전을 전개해도 북한에 대한 핵억제력이 충분히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 번 출격으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임무에 탁원한 기종이란 것이다.

B-1B는 폭탄 탑재량이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이나 된다. 2000파운드(907.1㎏)급 MK-84 폭탄 24발, 500파운드(226.7㎏)급 MK-82 폭탄 84발, 2000파운드급 GBU-31 유도폭탄 24발 등을 탑재한다. 특히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이 가능하다.


엄청난 폭탄 탑재량에도 60m의 저공침투도 가능하다. B-1B 2대는 2017년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가 열리는 경기 성남의 서울공항에 진입해 총 8분간 상공을 저공 선회비행하기도 했다. 당시 B-1B는 양 옆에 우리 공군의 F-15K 전투기 1대씩의 호위를 받으며 450∼500m의 고도로 비행하며 위용을 뽐내다가 서해상으로 빠져나갔다.


B-52는 1950년대 냉전 시절 핵공격으로 위협하는 소련에 보복차원에서 만든 전략무기다. B-52 폭격기는 적의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2000파운드(약 1t) 폭탄을 최대 24발까지 탑재할 수 있다. 베트남전에서는 729회를 비행하면서 무려 1만5000t 이상의 폭탄을 쏟아부었다.


군사전문가들은 한반도 위기상황때 미 본토에서 폭격기가 직접 출격할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미 본토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 배치된 B-2 폭격기는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긴장이 고조된 2013년 3월 한반도 상공까지 날아와 군산 앞바다 직도 사격장에 훈련탄을 투하하기도 했다.


미 공군은 오는 12월 2일 신형 전략폭격기인 B-21 레이더도 공개할 예정이다. B-21 레이더는 스텔스 전략폭격기 B-2를 대체할 신형 전략폭격기로 외형도 B-2와 비슷하다. 대당 6억3900만달러(약 9190억원)로 미국에서 출격하면 세계 어디에든 폭탄을 투하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B-21 레이더는 2차 대전 당시 일본 기습 공격에 성공한 작전 '두리틀 공습'에서 영감을 받아 명명됐다. 미국은 1941년 12월7일 일본이 선전포고도 없이 기습적으로 진주만 폭격을 감행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1942년 4월 제임스 두리틀 중령의 지휘 하에 특수 개조된 B-25 폭격기로 일본 본토 공격에 나섰다. '두리틀 공습'으로 불리는 이 작전으로 미군과 국민들의 사기가 진작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훗날 16개 폭격기에 탑승해 작전을 수행한 80명의 조종사들은 '두리틀 레이더'(Dolittle Raiders)라고 불렸다. B-21은 2014년 7월 미 공군의 제안요청서 발송을 시작으로 개발사업이 본격화됐으며 2015년 10월 제작사로 과거 B-2 폭격기를 만들었던 노스롭그루먼이 선정됐다.


군 관계자는 "B1-B가 한미연합훈련의 여부는 확인해줄 수 없지만 괌기지에 배치됐다는 점 하나만으로도 북한에 충분히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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