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 오바마는 왜 닌자미사일 개발 지시했나

최종수정 2021.08.30 09:42 기사입력 2021.08.30 07:50

MQ-9 리퍼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미국이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를 동원해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을 공습했다. 이번 공습에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은 것은 ‘닌자미사일’이란 별칭이 붙은 변형 헬파이어 미사일 ‘AGM-114R9X(이하 R9X)’를 사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공격무인기로 IS-K가 탑승한 차량을 공격했다. 지인 1명과 함께 차량에 탑승한 표적 1인만 살해했다.


‘R9X’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때 개발됐다. 이 미사일은 표적을 화약으로 폭파하는 대신 충돌하기 직전 6개 칼날을 내리꽂아 대상을 살해한다. 닌자미사일이라는 별칭이 붙은 이유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이 미사일을 개발한 이유는 대(對)테러전 공습 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기 위해서였다. 당시 테러단체들이 여성과 아동을 공습을 막는 ‘방패막이’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R9X는 오사마 빈 라덴 제거작전때 투입된 바 있고, 2017년 2월에는 미국 중앙정보부(CIA)가 알카에다 2인자 아흐마드 하산 아부 알-카르 알-마스리를 살해했을 때도 사용됐다. 당시 알-마스리가 탄 승용차는 미사일에 맞아 지붕에 타원형으로 구멍이 났으나 폭발로 불에 탄 흔적은 없었다.


최근에는 공격무인기 MQ-9 리퍼에 R9X를 장착해 위협적이다. MQ-9 리퍼는 AGM-114 헬파이어 미사일 14발 또는 헬파이어 4발에 GBU-12 레이저유도폭탄 2발 등을 탑재할 수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482㎞이며 항속거리는 5926㎞에 달한다.


완전무장한 상태에서도 14시간을 체공할 수 있는 MQ-9 리퍼에 R9X 미사일을 달면 어마어마한 암살 무기가 된다.위치만 파악하면 세상 누구라도 조용히 살해할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인권단체에서는 ‘국익을 위한 암살’이 쉬워지는 점에 우려도 제기한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레타 테일러 부국장은 "R9X와 같은 무기는 절대 안전해 보이나 제대로 사용되려면 정보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며 "미국이 특정인을 살해하길 원한다고 그것이 합법적이라고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표적공습에 원론적으로 인권침해나 국제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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