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미사일에 ‘한국형 GPS’ 장착하면

최종수정 2021.08.14 15:00 기사입력 2021.08.14 15:00

7개 기종에는 '새즘'(SAASM)도 장착된다. 새즘은 혼선신호를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기술을 적용한 군용 개량형 GPS 수신기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일반인들이 핸드폰, 네비게이션 등을 이용하기 위해 활용되는 위성항법 시스템을 가리키는 말이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미국이 만든 위성항법 시스템이다. 미국은 1960~1970년대 미사일 유도 등 군용을 위해 GPS를 개발했고 1980년대 민간에 개방했다. 이후 GPS는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스마트폰 앱에서 제공하는 위치기반서비스의 기반이 됐다. 이후 GPS는 일반 명사화됐다.


미국 외에도 현재 독자적인 항법위성체계를 보유하고 있는 나라는 러시아, 유럽연합(EU), 중국, 인도, 일본 등 5개국가가 있다. 이들 나라가 자신들만의 항법위성체계를 구축하는 것은 미국이 만든 GPS를 사용하다가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 1999년 파키스탄과 인도가 영토분쟁을 벌이자 인도에게 GPS 접근 승인을 하지 않거나 오차범위를 크게 만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글로나스’(1995년 완성), 유럽연합은 ‘갈릴레오’(2025년 완성), 중국은 ‘베이더우’(2020년 완성), 일본은 QZSS(2023년 완성), 인도은 나빅(2018년·서비스 미개시)을 만들어 특정지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할 예정이다.


중국의 위성항법시스템은 1994년부터 개발됐다. 베이더우 가동에 쓰이는 위성은 총 44개로 정교함은 미국의 GPS에 버금간다. 미국의 GPS가 없더라도 자체적으로 충분히 항법시스템을 가동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위성이 많아지면 정확도는 더 높아진다. 위성이 3개가 있다면 지구상에서 위도, 경도를 알 수 있고, 위성이 4개가 되면 고도까지 알 수 있다. 위성신호는 빌딩이나 산을 통과할 수 없어 위성의 개수가 많을수록 정확도와 안전성이 높아진다.


우리나라도 한국형 위성항법 시스템(KPS·Korea Positioning System)을 개발할 예정이다. 1983년 KAL기 격추사건을 계기로 한국에도 GPS사용이 허용됐지만 독자적인 시스템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을 주축으로 2035년까지 개발한다는게 목표다. KPS를 개발하려는 것은 앞으로 택배드론, 도심항공교통 UAM(Urban Air Mobility) 등에 활용할 가치가 많기 때문이다. 경제적 파급 효과만 약 12조6920억원으로 예상된다.


민간기업들도 대거 참여중이다. 국내 방산기업인 LIG넥스원은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개최된 ‘우주전략보고회’에서 국내 뉴스페이스(New Space) 기업을 대표해 국내 우주·위성사업 발전과제를 발표하기도 했다. LIG넥스원은 향후 KPS 사업 참여를 통해 획득하게 될 위성탑재체, 위성항법장비 기술을 활용해 기존 주력사업을 고도화하고 사업다각화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군사적인 목적으로도 유용하다. 현재 민간인이 사용하는 GPS의 오차는 현재 17~37m 수준이다. 하지만 군사용 GPS의 오차범위는 1m도 채 되지 않는다. 순항미사일이 수백여 ㎞를 날아가 목표물을 맞춰도 오차범위가 얼마 나지 않는 이유다. KPS를 위해 정부는 정지궤도 위성 3기, 경사궤도 위성 5기 등 총 8기의 위성을 발사해 한반도 인근에 띄울 예정이다. 이들 위성은 이 8자 모양으로 우리나라 상공을 지나면서 연속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내년에 위성 1호기 발사, 시범서비스를 하고 2035년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다. 특히 센티미터급 서비스가 제공되면 10cm 수준의 초정밀 위치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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