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오아시스에 미라클작전까지 지휘한 장군은

최종수정 2021.08.28 10:00 기사입력 2021.08.28 10:00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작전명 ‘미라클’(miracle·기적). 그동안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기관과 함께 일하거나 관련 사업을 지원해준 현지인 조력자와 그 가족들을 국내로 이송하는 군 수송 작전의 공식 명칭이다.


이 작전을 이끌었던 작전지휘관은 바로 이경구(준장·사진) 국방부 국제정책차장이다. 이 차장은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한 청해부대 34진 전원을 국내로 이송하기 위한 작전인 ‘오아시스 작전’도 진두지휘했다.


이 차장은 26일 공중급유수송기(KC-330)를 타고 들어온 아프가니스탄인 377명과 함께 입국해 현재는 자각격리중이다. 이 차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프가니스탄인 13명이 추가로 입국을 보니 뿌듯하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 차장은 “54명의 군인과 12명의 정부관계자들을 이끌고 출국을 위해 이륙할때부터가 긴장감에 휩싸였다”며 “24일 8시부터 25일 12시까지 꼬박 28시간을 ‘살얼음을 걷는 기분’으로 보내야 했다”고 회상했다.


당초 우리 정부는 당초 아프가니스타 조력자들의 국내 이송 계획을 세우면서 민항기를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했었지만, 지난 15일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의 수도 카불 장악 이후 아프간 내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공군 수송기를 투입하는 것으로 방침을 바꿨다. 이에 군 당국은 지난 23일 오전 KC-330 ‘시그너스’ 1대와 C-130J ‘허큘리스’ 2대 등 총 3대의 공군 수송기를 아프간에 인접한 파키스탄으로 급파했다.


이 차장은 도착하자마자 C-130J 수송기 2대와 함께 아프간 수도 카불 공항으로 떠났다.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은 당초 24일 오후 3시까지 카불공항 입구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먼저 도착한 26명외에는 더 이상 오지 않았다. 이 차장을 비롯한 작전에 투입된 인원들은 애간장만 탔다.


아프가니스탄 조력자들은 25일 오후 4시부터 7시까지 3팀으로 나눠 모습을 드러냈다. 미국의 협조로 버스 6대에 나눠타 카불공항으로 오긴 했지만 400m가량 떨어진 탈레반이 있는 검문소에서 모두 내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카불공항 북쪽게이트까지 숨죽여 걸어 들어왔다.


이 차장은 “아프가니스탄인이 모두 도착할때까지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긴장했다”며 “이들이 모두 모습을 드러내서야 마음을 안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차장은 다시 긴장해야만 했다. 아프가니스탄인 대부분인 가족단위였고 어린아이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이 차장은 “5세이하의 영유아는 물론 8월에 태어난 신생아만 3명이었다”면서 “영유아와 신생아들이 한국까지 9000㎞가 넘는 비행을 무사히 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이들을 C-130J 수송기에 태우고 이슬라마바드로 우선 이송했다. 이 차장은 “아프가니스탄을 빠져 나오면서 전술기동을 할 태세를 갖추고 출발했다”면서 “당시 IS 세력들이 수송기를 향해 지대공 미사일이나 러시아 소총을 발사할까 긴장했다”고 말했다.


이 차장은 미라클작전의 공로를 공군 장교들에게 돌렸다. 이 차장은 “공중급유기에 대다수 인원이 오다보니 젊은 공군장교들은 비행내내 서서 와야했고 의료진들은 자리에 앉을 시간조차 없었다”면서 “이들이 있었기에 이번 작전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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