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친 임종도 못보고 이송임무 전념한 허 대령

최종수정 2021.08.27 10:34 기사입력 2021.08.27 10:34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모친의 임종을 뒤로하고 아프가니스타인 국내 이송 임무를 수행한 무관이 있어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주인공은 주파키스탄 무관인 허진녕 대령(육사 54기).


허 대령은 이달 초 주파키스탄 무관으로 발령받았다. 임무 환경에 적응하기도 전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접했다. 지난 24일 모친이 세상을 떠났다는 비보였다. 하지만 허 대령은 귀국하지 못했다. ‘미라클’로 명명된 아프간인 수송 작전 임무를 부여받았기 때문이다.


그는 아프간 카불공항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서 아프간인 이송이 원활하도록 사방팔방 뛰어다녔다. 허 대령의 노력 끝에 C-130J(슈퍼 허큘리스) 수송기는 통제된 공역에서 제시간에 급유를 받을 수 있었고, 아프간인들의 승·하차도 원활히 이뤄질 수 있었다.


숨 가빴던 이송 작전에 파키스탄 교민들도 도움을 줬다는 게 허 대령의 전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문을 닫았던 숙박시설을 군인들을 위한 시설로 개방해 숙식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허 대령 가족들도 "어머니는 돌아가셨지만, 진녕이가 더 많은 사람을 살릴 테니 대견해하실 것 같다"고 했다고 그의 동료들은 전했다.


허 대령은 동료에게 보낸 SNS 메시지에서 "대한민국을 위해서, 인도적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이 참 많다"며 "아무리 이기적인 세상이라곤 하지만, 위기가 오니 다들 뭉치는 게 신기하더라"라고 ‘작전 성공’의 소감을 전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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