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군, 무인기 대응책 또 ‘눈 가리고 아웅’

최종수정 2022.12.28 22:20 기사입력 2022.12.28 10:29

2014년 첫 북한 무인기 발견 당시
군 대책 잘 지켜졌나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지역별 특성을 고려해 작전운용체계를 구축하고 탐지 장비와 연동된 타격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2014년 4월 북한 무인기가 남측에서 처음 발견된 직후 국방부가 대응책이라면 내놓은 답변이다. 8년이 지난 시점에 이 약속은 잘 지켜졌을까.


지난 26일 북한의 무인기 중 1대는 전방 지역에서 비행을 시작해 김포와 일산 사이를 거쳐 서울 상공까지 진입했다. 당시 북한의 무인기 침투 고도는 1.5~2㎞로 알려졌다. 최초 발견은 1군단 국지방공레이더로 탐지했지만 이후 수도권에 배치된 레이더에서는 경로를 추적하는데 실패했다. 수도군단에 배치된 소형무인기탐지레이더(SSR)에서 일부 구간 만 탐지했을 뿐이다. 나머지 경로는 군의 추정이다.


군은 2014년에도 북한의 무인기가 탐지되면 벌컨포와 산탄총, 공격헬기로 타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이를 활용한 실제 훈련을 하지 않았다. 그 결과, 코브라 공격헬기 1대가 주문도 남단 일대에서 20㎜ 기관포(자폭 소이탄)로 쐈지만 격추하지 못했다. 수도권 내 무인기 전파차단장비 6대가 배치됐지만 전파차단거리가 2㎞에 불과해 수도권 상공을 날던 북한 무인기를 떨어트리기에는 무리였다.


군은 또 수도권 지역은 도심에서 작전 한계를 고려해 일단 위성항법장치(GPS) 교란으로 소형 무인기를 최대한 도심에서 멀어지게 한 뒤 벌컨포와 공격헬기로 타격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번 수도권 상공을 비행하던 무인기를 향해 한 발도 발사하지 못했다. GPS 교란도 하지 못했고 비호, 30mm 차륜형대공포, 발칸 등도 발사하지 못했다.


군은 이번 북한 무인기 영공침범으로 “탐지자산은 초기부터 무인기를 탐지할 수 있도록 적극 운용하며 타격자산을 공세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2027년도까지 대책이 없는 상황이다. 군이 계획을 세운 무인기 타격시스템은 휴대용소형드론대응체계, 레이저대공무기(Block- 1), 안티드론통합체계, 소형무인기대응체계이다.


하지만 이들 체계는 2027년 이후에야 전력화가 가능하다. 군은 추가 무인기타격 전력으로 대드론타격시스템, 저격용안티드론 건 등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언제 전력화될지는 알 수 없다. 이번에 군이 세운 계획도 ‘눈 가리고 아웅’ 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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