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 핵무기 사용 가능할까

최종수정 2022.12.24 09:00 기사입력 2022.12.24 09:00

북, 올해 9월 핵 무력 정책 법령 채택… 핵 사용 법제화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북한이 연말 핵무력 강화 움직임은 가속화시키면서 핵무기 보유 여부와 사용 가능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핵 선제공격을 명시한 핵무력 법제화를 한 바 있다. 한달 후인 10월에는 전술핵 운용부대 훈련을 공개했다. 이어 11월에는 화성-17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성공을 주장하며 ICBM 성능을 강화하는 고체연료 엔진 시험, 정찰위성 최종 시험이 연이어 전개됐다.


북한은 올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 무력도발 성과를 과시하며 반미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1일 ‘위대한 김정은조선은 끝없이 승승장구할 것이다’ 제하 기사에서 "국가핵무력정책의 법화를 선언한 우리 국가는 실전화된 군사 훈련을 통하여 핵무력 정책의 실행력을 행동으로 보여주었다"며 "지금껏 미국의 면전에 초강경 보복의지를 선언하고 실천으로 증명한 나라는 없다"고 자찬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9월 열린 최고회의에서 핵무력 정책 법령을 채택했다. 법령 6조는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할 조건으로 명문화했다. 북한에 대한 핵무기 또는 대량살상무기(WMD) 공격 감행 혹은 임박, 유사시 전쟁 주도권 장악 등 작전상 필요 등에 따라 북한이 핵무기를 쓸 수 있다는 것이다.


북 핵무기 현재 90여발 추정… 2030년엔 최대 200개 늘어날 전망
NLL 침범 후 한미대응할 경우 협박 등 핵무기 5가지 전략 가능성

▲북한의 핵무기 얼마나 있나= 북한은 실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하고 있다. 현재 약 90발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오는 2030년엔 그 수가 160여발까지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이상규 한국국방연구원(KIDA) 현역연구위원이 지난 16일 ‘2022년 하반기 북한군사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북한이 생산한 고농축 우라늄은 약 2044㎏, 플루토늄은 약 68~72㎏로 추정된다. 또 2030년까지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라늄은 약 3408㎏, 플루토늄은 약 107~123㎏ 수준이다.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 규모는 약 88~89발로 추정되고, 2030년엔 약 162~166발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산정책연구원이 지난해 미국 랜드연구소와 함께 공개한 ‘북한 핵무기 위협 대응(Countering the Risks of North Korean Nuclear Weapons)’ 보고서는 2019년 말 기준 북한이 확보한 플루토늄 총량은 30∼63㎏, 농축우라늄 총량은 최소 175㎏에서 최대 645㎏으로 추정했다. 이를 기준으로 판단할 때, 오는 2027년 북한이 플루토늄과 농축우라늄을 사용해 확보할 수 있는 핵무기 수량은 151∼242개로 전망했다.


▲북한의 핵무기 전략은= 북한 정권은 핵무기를 국내·외교 정책과 군사 목표를 동시에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김정은 정권의 통치를 정당하게 만들고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북한 핵무기 위협 대응’보고서는 북한이 핵을 사용할 수 있는 5가지 핵전술도 제시했다. 구체적인 시나리오로는 협박·강압·억제 목적의 핵무기 사용, 제한적 핵무기 사용(limited nuclear use), 핵무기의 대규모 사용(major warfare with nuclear weapons),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 와해, ‘핵확산’ 등이다.


협박·강압·억제 목적의 핵무기 사용은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뒤 서해 5개도서를 점령하고 한미가 대응할 경우 핵을 사용하겠다며 협박한다는 내용이다. 제한적 핵무기 사용은 서울 등 한국의 주요 도시를 ‘핵 인질’로 삼고, 이들 도시에 대한 핵 공격을 통해 한·미 대응 의지를 꺾으려 할 것이란 전망이 제시됐다. 만약 한·미의 반격이 이어질 경우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미군기지나 일본, 미국 본토에 대한 공격까지 위협하고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내다봤다.


핵무기의 대규모 사용 시나리오는 북한이 전쟁 초반에 40∼60개의 핵무기를 써 한국의 정치·군사적 핵심 목표를 타격할 수도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한미가 반격을 시도하면 한반도에 대규모 핵무기를 사용해 아태지역을 전면 핵전쟁으로 몰고 가겠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북한이 핵탄두를 100개 이상 보유하게 되는 순간, 이를 해외에 판매하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면서 ‘핵확산’ 가능성도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