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se Club]주한미군 감축설- ②전략적 유연성에 감축 포함되나

최종수정 2020.07.25 21:00 기사입력 2020.07.25 21:00

B-2 스텔스 폭격기의 폭탄 투하 모습 B-2 스텔스 폭격기의 폭탄 투하 모습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장기 표류하는 가운데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의 주한미군 관련 언급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그는 지난 3월 미 국방부가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 옵션을 제시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로 감축론 현실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한 가운데 당장의 감축설을 부인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 해결의 선결을 강조한 것이다.


비건 부장관의 발언은 22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의 청문회에서 나왔다. 그는 이날 WSJ 보도와 관련, 중국이 주한미군 주둔을 어떻게 볼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대뜸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의 전날 발언을 거론, 에스퍼 장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어떠한 권고안이나 감축을 위한 특정한 제안을 제시하지 않았음을 꽤 분명히 했다고 소개했다. "한반도에서 병력을 철수하라는 명령을 내린 적이 없다"는 에스퍼 장관의 실제 발언에 대해 "감축안 제시는 없었다"는 해석을 공개적인 청문회 자리에서 내놓은 것이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풀이하는 형태로 주한미군 감축론 논란 재점화를 촉발한 WSJ 보도를 사실상 부인, 당장의 감축론에 선을 그음으로써 파장 확산을 차단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됐다. WSJ 보도 이후 의회와 싱크탱크 등 미 조야에서 주한미군 감축론에 대한 반대가 분출된 상태였다.


미국 국방부가 주장하는 것은 미군의 순환배치 확대와 전략적 유연성 강화다. 미군의 순환배치 확대와 전략적 유연성 강화는 주한미군을 아시아태평양지역의 분쟁 등에 투입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경우에 따라서는 규모 조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은 현재 아시아태평양사령부와 유럽사령부, 아프리카사령부 등 모든 전구(戰區)를 대상으로 병력 최적화를 위한 조정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역동적인 전력전개(Dynamic Force Employment:DFE)' 개념에 따른 것이다. DFE 개념은 부시 행정부가 2004년 내놓은 '지구적 군사태세 변혁'(GDPR) 개념을 발전시킨 것이다. GDPR은 유럽 등 전방배치 군사력을 미국 본토로 철수시키고, 미 본토에 있는 전력을 순환배치 및 전략적 유연성에 따라 전 지구적으로 운용한다는 개념이었다. 이런 조정 작업 과정에서 특정한 사령부의 병력이 줄어들거나 늘어날 가능성은 있다. 군사 전문가들이 주한미군 규모의 변동 가능성을 지적하는 것도 이런 조정 과정에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모른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은 21일(현지시간)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화상 세미나에서 DFE와 같은 새로운 개념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전구들에서 더 많은 순환 병력 배치를 계속 추구하고 싶다. 그것은 미국이 전 세계의 도전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더 큰 전략적 유연성을 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에스퍼 장관이 언급한 DFE 개념은 중국과 러시아 등 적성국이 미군의 작전 및 전력 투사 계획을 예측할 수 없도록 해 불확실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미군 전력을 한 곳에 붙박이로 두는 그간의 전략에서 벗어나 전 지구적으로 유연하게 이동시키겠다는 개념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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