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경계실패… 국민에게 어떻게 설명할까

최종수정 2020.07.27 10:59 기사입력 2020.07.27 10:59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또 뚫렸다. 벌써 3번째다. 이번엔 변명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동안 군은 월북, 탈북 사건을 발표할 때마다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변명을 늘어놓았다. 논란을 스스로 키우는 모습에 국민들의 실망감은 더 커졌다.


지난해 6월에는 북한 어선(목선)이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와 57시간이 지나도록 군경의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고 삼척항까지 진입했다. 당시 해경은 청와대 국정상황실과 국가위기관리센터, 국무총리실, 국가정보원, 합동참모본부 등에 일제히 상황을 보고했다. 하지만 군은 북한 어선이 주민 신고로 발견됐기 때문에 해경이 이를 공개하는 것이 맞다며 한발 빠져나가려는 모양새를 취했다. 북한 어선이 삼척항 방파제에서 발견된 공공연한 사실을 군은 '삼척항 인근'으로 얼버무리면서 논란도 키웠다. 결국 정경두 국방부 장관이 나섰다. '경계 실패'를 인정하고 대국민 사과까지 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마저도 얼마 가지 못했다. 지난 4∼6월에는 태안 앞바다를 통해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를 타고 최소 세 차례 밀입국한 사실도 확인됐다. 군은 인근 해상에서 감시장비에 밀입국용 보트가 수차례 포착됐지만 이를 아예 인지하지 못하거나 일반 레저보트 등으로 오판했다고 발표했다. 북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할 당시 군은 북한 목선이 해안 레이더에 포착됐음에도 이를 반사파로 오인했다는 설명과 비슷한 취지였다. 군 안팎에서는 정상적인 경계근무를 했다는 점을 내세워 경계실패 논란을 잠재우려 한다는 비판을 쏟아냈다.


군은 이번 월북사건에 대해 또 한번 국민의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는 탈북 당시에도 강화도 인근에서 수영으로 도강해 남측으로 내려왔다. 이 지역은 2013년과 2014년, 2015년에도 몇 차례 귀순한 사례가 있는 곳이다. 김씨는 월북하기 며칠 전 해당지역을 답사한 정황이 포착되기도 했다. 자신이 월남한 코스를 숙지한 뒤 다시 헤엄쳐 월북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그렇다면 군은 반복적인 탈북.월북자들의 코스를 방치한 채 경계가 허술했다는 비난을 피해갈 수가 없다.


국민들은 군의 발표에서 변명보다 연이은 해안경계 실패에 대한 정확한 원인을 듣고 싶어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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