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추가 도입하는 ‘하늘의 지휘소’는

최종수정 2023.12.23 08:45 기사입력 2023.12.23 08:45

보잉·사브·L3해리스 등 글로벌 방산기업 후보

하늘의 정찰은 18세기부터 시작됐다. 프랑스인 몽골피에 형제는 하늘에 열기구를 띄워 적진을 바라보면 작전을 수행했다. 작전은 수월했다. 19세 미국의 남북전쟁 때는 정찰용 기구부대를 창설해 하늘에서 적의 움직임을 깃발로 수신호 했다. 미국은 정찰용 기구부대를 항공기로 변형했다. 태평양전쟁 때는 일본군을 감시하기 위해 수색레이더를 장착한 항공기를 도입했다. 이후 1960년대 저공비행 항공기를 탐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E-2 경보기를 만들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공중조기경보통제기란= 하늘의 지휘소라 불린다. 공중감시레이더를 장착해 공중 감시와 피아식별 임무를 하고 전장을 통제한다. 공중전과 지상 폭격을 담당하는 항공기들도 모두 통제한다. 이런 능력 때문에 전장에서는 아군끼리 공대공 교전이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은 1991년 1월 걸프전 발발 때부터 전쟁이 끝날 때까지 모두 103대의 이라크 항공기를 파괴했는데,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역할이 상당히 컸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2011년 처음 도입한 피스아이 4대 운영 중

▲우리 공군의 공중조기경보통제기는= 우리 군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도입에 나선 것은 1980년대다. 당시 합동참모본부는 합동전략목표 기획서를 만들면서 첫 소요제기를 했다. 2005년이 돼서야 도입사업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고 2005년 자주적 조기경보 통제 체계 구축을 위해 공중조기경보통제기 도입 사업을 추진했다. 약 2조원을 들여 2006~2012년까지 4대의 E-737을 구입하는 것이었다. 2006년 11월 기종이 결정됐고, 보잉사와 계약을 맺었다. 대당 가격은 4000억 원에 이른다. E-737 조기경보통제기는 한국과 호주, 터키가 운용하고 있다.


▲피스아이란 이름은= 우리 공군이 도입한 공중조기경보통제기의 별칭은 피스아이다. ‘한반도의 평화를 수호하는 감시자(Peace-Eye)’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국민 공모를 통해 선정됐다. 피스아이의 기체는 보잉 B-737을 개조해 만들었다. 모델명은 E-737 다. 미 공군도 이 기체를 이용해 E-767 에이왁스(AWACS)를 운용 중이다. AWACS는 Airborne Warning & Control System의 머리글자를 따 만들었다. 따라서 공중조기경보통제기를 일컬을 때는 AEW&C로 쓰는 게 더 맞다.


1일 국군의 날을 맞아 대구 공군기지(제11전투비행단)에서 열린 '제71주년 국군의 날 행사'에서 E737 피스아이 P-3C가 편대비행을 하고 있다./대구=사진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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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스아이 성능은= 우리 공군은 피스아이의 도입으로 집중감시가 가능해졌고 작전영역도 3배 이상 확대됐다. 공군은 피스아이 체계를 운용할 제51항공통제비행전대를 공군작전사령부 직할부대로 창설했다. 피스아이의 가장 큰 무기는 메사(MESA)레이더다. 레이더 빔의 투사 빈도 및 범위를 자동 조절할 수 있어 북한의 특정 지역으로 집중할 경우 탐지 거리와 탐지 주기를 높여 집중적인 감시가 가능하다. 탐지거리는 반경 370km로 약 3000개의 목표물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북한의 저고도 침투용 AN-2기도 잡아낸다. 산악이 많은 한반도 지형 특성 때문에 지상레이더가 탐지하지 못했던 사각지대가 발생했는데 이를 보완한다. 피스아이는 마하 0.78의 속력으로 9~12.5km 상공에서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길이 33.6m, 높이 12.5m, 폭 34.7m, 항속거리 6670km, 최대 이륙중량 77t, 체공시간은 8시간이다.


한반도 사각지대 집중감시… AN-2기도 잡아내

▲피스아이 내부는= 피스아이는 기내에서 탐지, 분석, 식별 등 10개 임무를 동시에 수행해 지상으로 전달하는 10개의 임무 콘솔(컴퓨터를 제어하기 위한 계기반)과 6~10명의 승무원이 쉴 수 있는 8개의 휴게석, 조종실 등을 갖췄다. 임무 콘솔은 내부 동체 앞쪽에 있으며 양쪽에 5대씩 배치됐다. 동체 중간 부분에는 승무원이 쉴 수 있는 비즈니스 좌석 8개와 테이블 1개가 배치됐다. 이 장소의 창문은 모두 철조망으로 막혀있다. 조종사가 쉬는 장소에 전자파에 노출되지 않기 위해서다. 일종의 전자레인지 문 역할을 한다. 항공기의 뒷부분은 모두 안테나와 관련된 시스템이 장착된다.


2031년까지 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 추가 도입

▲추가 도입 계획은= 내년부터 시작된다. 사업명은 항공통제기 2차 국외구매사업. 사업비만 2조9000억원이다. 오는 2031년까지 항공통제기 4대를 구매한다는 계획이다. 후보 기종은 보잉의 E-737의 차기 모델인 ‘E-7A’. 탑햇(Top Hat)이라고 불리는 노스롭그루먼이 제작한 다목적 전자주사(MESA) 레이더가 달려있다. 이 레이더는 360도 회전 간격을 크게 줄였고 항속거리는 공중급유 없이 6482㎞, 피아 식별거리는 556㎞ 다. 다음 후보는 스웨덴 방산기업 사브의 ‘글로벌아이’다. 글로벌아이는 봉바르디에의 글로벌 6500 시리즈 비즈니스제트기에 자사의 최신 에리아이(Erieye)-ER 레이더를 올린 기체다. 체공시간은 13시간에 탐지거리는 650㎞이고, 수천개의 표적을 동시에 추적할 수 있다. L3해리스는 ‘글로벌6500 AEW&C’모델로 도전장을 내밀었다. L3해리스는 기존 항공통제기 대비 파격적인 가격과 유지비 절감, 체계 통합 기술의 전폭적인 국내 이전을 약속했다. 다만 L3 해리스는 아직 납품실적이 없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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