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준경에 스나이퍼가 강해졌다

최종수정 2022.05.31 11:25 기사입력 2022.05.31 11:25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고대 전쟁에서 주요 근거리 무기는 활과 화살이었다. 이후 근거리 무기는 꾸준히 개발됐지만 보병용 총만큼 현대군에 자리잡은 무기도 드물다. 현대전에서 개인화기인 총은 사거리를 늘리기 위해 보조 장비와 부착물만 수만가지가 개발됐다. 대표적인게 조준경이다. 조준경 덕분에 저격수의 활동범위는 늘어났고 일반 보병의 사격명중률도 높아졌다.


스나이퍼라는 용어는 18세기 후반에 등장했다. 당시 인도의 영국군 장교들 사이에서 스나이프라는 작은 야생도요새 사냥이 유행했다. 이 새는 몸집이 작고 빨랐기 때문에 잡기가 매우 어려웠음에도 잡을 수 있는 능숙한 사냥꾼이 스나이퍼로 불리게 된다. 19세기에는 세계전쟁을 치르면서 저격수들의 본격적인 전성기를 맞게 된다.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전력 중 하나는 단연 저격수다. 그 이유는 가장 효율적으로 적을 무너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서 적 1명을 사살하는 데 들어간 탄약은 7000발, 제2차 세계대전에서는 2만5000발, 베트남전에서는 5만발이 소요됐다. 하지만 베트남에서 저격수들이 적 1명을 저격하는데 사용한 평균 탄약은 1.7발이었다.


스나이퍼의 공포는 기술력의 발달로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특히 소총의 발달로 현재는 사정거리는 1km 밖의 표적도 과녁 안에 들어와 손쉽게 제거할 수 있으며 탄약의 발달로 유효사거리는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이다. 소총의 기술은 100년이 채 안 되는 저격수의 역사에서 벌써 평균거리 300m에서 2000m까지 늘어났다. 그만큼 훈련방식과 전투체제의 큰 변화를 가져왔고 어디까지 발달하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스코프도 러시아의 1PN83야간투시 조준경은 2세대 광증폭기구와 함께 사용되는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갖추고 있으며 완전한 암흑 속에서도 300m 밖의 사람을 찾아낼 수 있다.


미국의 트래킹포인트(Tracking point)사는 저격총과 조준경이 하나인 시스템(XactSystem)도 개발했다. 이 조준경은 레이저 거리 측정장비와 조준경, 그리고 조준용 컴퓨터가 포함됐다. 최적의 조준점을 사수에게 보여준다. 저격총 부분에는 방아쇠에 특수한 장비를 달아 자동 사격도 가능하다. 표적을 한번 조준하면 조준용 컴퓨터가 최적의 사격 타이밍을 잡아 자동으로 방아쇠를 당긴다.


반면, 저격수를 잡는 장비도 개발되고 있다. 저격수들이 사용하는 위장크림, 섬유등 위장효과도 무의미해진 셈이다.


대표적인 장비가 음파탐지장치(SWATs)다. 마이크 4개와 위성항법장치(GPS) 수신기, 나침반, 디지털 신호 처리기 등으로 이뤄졌는데 마이크는 음속으로 날아오는 총알이 만들어내는 음파와 저격총의 총구 폭발음을 감지한다. 수천 분의 1초만에 탄도를 지도에 표시해 적 저격수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다. 장갑차나 전차 등에 장착된다면 이 데이터를 화기관제 컴퓨터에 전달돼 저격수 위치에 즉각 정확한 사격을 퍼부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포병이나 공군에 지원사격까지 자동으로 요청할 수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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