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북·러가 집착하는 전술핵무기는

최종수정 2022.05.21 07:00 기사입력 2022.05.21 07:00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북한과 러시아가 소형핵무기를 언급하면서 핵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핵무기는 전략핵과 전술핵으로 나뉜다. 전략핵은 적대국과 전쟁을 끝내겠다는 의도로 사용된다. 한발만 사용해도 대도시 하나를 날릴만한 위력을 갖고 있다. 전략핵을 사용하는 전쟁이 일어난다면 세계 3차대전도 불가피하다. 전략핵을 ‘사용할 수 없는 무기’(unusable weapon)로 부르는 이유이다.


이 때문에 북한과 러시아는 전술핵을 개발하고 있다. 전술핵은 작은 규모의 지역에 상대적으로 적은 인명피해를 내는 소형 핵미사일 또는 핵지뢰 등을 가리킨다. 전략핵과 다르다. 사용 가능한 무기(usable weapon)라 부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핵 공격을 한다면 1kt(TNT 1000t의 폭발력) 이하 소형 핵탄두를 발사할 가능성이 크다.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자폭탄 파괴력의 15분의 1 수준이다.


하지만 러시아도 핵무기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자국내 조건이 있다. 푸틴 대통령이 2020년 6월 2일 서명한 ‘핵 억지력 분야 국가정책 원칙’이라는 문서다. 이 문서는 "핵 억지력 분야 국가정책은 방어적 성격을 띠며, 핵 억지력 행사를 위해 충분한 수준의 핵전력을 유지하는 것을 지향한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문서는 또 러시아나 그 동맹국들의 영토를 공격하려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관한 확실한 정보가 입수됐을 경우, 적이 러시아나 그 동맹국 영토에 핵무기나 다른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했을 경우, 적이 러시아의 아주 중요한 국가 및 군사 시설에 대해 핵 보복 공격을 불가능하게 할 경우, 국가 존립 자체를 위험에 처하게 하는 재래식 무기를 이용한 공격이 이뤄졌을 경우 등이다. 우크라이나를 공격하기 위한 명분은 충분하다.


미국 과학자연맹(FAS)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의 핵탄두는 모두 4477개다. 이 가운데 실전 배치된 전략 핵탄두는 1588개다. 러시아는 전략 핵탄두 977개와 전술 핵탄두 1912개를 저장고에 보관하고 있다.


러시아와 함께 북한도 전술핵 개발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그동안 북한은 신형 유도무기의 "전술핵 운용"을 언급한 해왔다.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지난 4월 담화에서 군사적 대결 상황을 가정해 "부득이 우리의 핵 전투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할 것"이라며 남측에 대해 핵무력 사용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 등에 소형 핵탄두 탑재 기술을 확보했는지에 대한 증거는 아직 식별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를 위해서는 앞으로 핵실험을 2~3차례 추가로 해야한다.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을 지낸 올리 하이노넨 미국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도 지난 2일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이 복구 중인 풍계리 핵실험장 3번 갱도에서 핵무기 소형화를 위한 전술 핵무기 실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추가 핵실험에서 성공한 소형 핵탄두는 다양한 무기에 장착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무기체계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다.


지난 7일 북한이 발사한 ‘미니 SLBM’은 지난해 10월 국방발전전람회에서 처음 공개됐다. 기존 북극성 계열 SLBM에 비해 크기가 작고, 외형은 SRBM인 KN-23과 흡사하다. 지난해 10월 당시 이 SLBM은 ‘8·24영웅함’으로 명명된 고래급 잠수함(2000t급)에서 발사됐다. 동해에서 잠수함이 은밀하게 기동하면서도 남한 전역을 타격거리로 둘 수 있는 미사일이 개발됐다는 뜻이다.


이 SLBM에는 북한이 향후 7차 핵실험을 통해 위력을 테스트할 것으로 예상되는 직경 60cm 미만, 탄두 중량 400∼500kg가량의 소형 전술핵탄두가 탑재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이 조만간 수 kt(킬로톤·1kt은 TNT 1000t의 폭발력) 전술핵 위력을 실험한 뒤 이를 실을 수 있는 각종 무기체계를 고도화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이 SLBM은 KN-23 특징인 변칙기동 특성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저고도에서 수평비행을 하다가 급상승하는 ‘풀업(pull-up)’ 기동으로 요격미사일 회피 성능까지 탑재해 우리 미사일방어 체계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것. 한미 당국은 미니 SLBM보다 큰 북한의 신형 SLBM들이 탑재될 신형 잠수함(로미오급 개량형·3000t급) 건조는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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