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北레이더 무력화 ‘전자전기 그라울러’ 더 강해진다

최종수정 2019.07.22 18:30 기사입력 2017.12.04 10:24



그라울러 전자전기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 양국 공군이 4일 미국 스텔스 전투기 F-22'랩터' 6대를 포함한 230여대의 항공기로 역대 최대 규모의 연합공중훈련인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 훈련을 시작했다.


이번 훈련에는 제11, 19, 20 전투비행단, 제29, 38, 39 전투비행전대 등 공작사 예하 10여개 공군 부대와 제8, 51 전투비행단, 해병항공단, 제35방공포병여단 등 미 7공군 및 태평양사령부 예하 부대가 참가한다.


한미는 훈련에 F-22와 F-35A를 투입해 적 상공에 침투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F-35A에 수직 이ㆍ착륙 기능을 더한 F-35B 12대는 일본에 있는 미 공군 기지에서 출격해 한국 상공에 전개됐다가 모 기지로 돌아가는 방식으로 훈련에 참가한다. 이번 훈련에 투입되는 미 공군 스텔스 전투기만 24대에 달하는 셈이다. 북한이 전례 없는 군사적 압박에 직면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밖에 눈에 띄는 전력도 있다. 바로 미 공군 전자전기 EA-18G '그라울러'다. 미 공군은 이번 훈련에 '그라울러' 6대를 투입해 전쟁 초기 적의 방공망과 지휘통신망을 무력화할 계획이다. 보잉사가 제작한 그라울러는 F/A-18F 슈퍼호넷을 바탕으로 한 2인승 전자전 공격기로 지난 1998년 장거리 전자전 EF-111 레이븐의 후속기다. 마하 1.8의 속도로 전투행동반경이 722㎞인 그라울러는 AN/ALQ-99F 재밍 포드, AN/APG-79 다기능위상배열(AESA) 레이더, AIM-120 암람 공대공 미사일, AGM-88 대(對)레이더 미사일 등을 장착해 다양한 적의 레이더를 교란하거나 파괴할 수 있다.


미 해군은 F-35C를 도입하면서도 F/A-18E 슈퍼 호넷과 그라울러 전자전기를 구매했다. F-35가 문제가 생길 경우 이를 대체할 백업 시스템을 확보하는 차원에서다. 호주도 미해군과 비슷한 전력을 구사하고 있다. 미국은 유일하게 호주에 F-35와 함께 그라울러를 수출한 바 있다.


우리 공군도 차세대전투기(FX) 3차사업에서 보잉의 'F-15SE 사일런트 이글'(Silent Eagle)을 검토하면서 전자전에 대비한 미 해군의 EF-18(그라울러)의 수출승인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FX 3차사업예산을 절감한다면 12대의 그라울러를 도입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군 안팎에서는 나돌았다.


미국 태평양함대는 지난해 6월 남중국해 분쟁과 관련해 두 척의 항공모함을 동원해 무력시위에 돌입한 것과 때를 같이해 4대의 전자전 공격기를 필리핀에 배치하기도 했다. 당시 미군 기관지 성조지에 따르면 남중국해를 담당하는 태평양함대 산하 7함대는 필리핀 클라크 공군기지에 E/A-18G 그라울러 전자전 공격기 4대와 120명의 지원병력으로 구성된 파견대(제138 원정 전술항공 전자전 대대)를 잠정 배치됐다.


한편,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대공망을 침투해 표적을 타격할 수 있는 차세대 전자전체계(NGJ)의 실전배치도 추진중이다. 미 해군은 패트리엇 미사일 제작사인 레이시온에 10억 달러(1조1000억 원) 규모의 1차분 NGJ 개발과 생산 계약을 쳬결했고 오는 2021년까지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미해군 전자전기 그라울러



미 해군이 NGJ 배치를 서두르게 된 것은 S-300, S-400 등 러시아가 이미 실전 배치한 최신예 지대공 미사일의 위력 때문이다. 특히 사거리가 400㎞ 이상인 S-400은 100개의 표적을 한꺼번에 탐지 추적해 이 가운데 6개를 격추할 수 있는 데다 B-2 폭격기,F-35 전투기 등 스텔스기들도 탐지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돼 큰 위협으로 등장했다. 지난 2007년 실전 배치된 S-400은 비행하는 순항미사일과 전술탄도미사일도 모두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이 설명이다. 중국도 오는 2019년에 이를 도입해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등에 배치하기로 했다.


NGJ 체계는 미 해군이 운영 중인 EA-18G 그라울러 전자전기에 탑재된다. 이 체계는 레이더 방해 신호를 발사하는 4.5m 길이의 포드(POD) 두 개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하나는 전파를 정면으로 발사, 표적의 위치, 크기, 형상, 속도 등을 파악하고, 다른 하나는 적 레이더가 아군 항공기를 탐지하지 못하도록 방해하는 기능을 한다.


EA-18G기가 탑재한 노후 전자전 장비(ALQ 99)를 대체할 NGJ는 강력한 성능의 최첨단 다기능위성배열(AESA) 레이더와 함께 사용한다면 를 다수의 주파수를 동시에 교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 해군은 또 통상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가 방어만 가능한 것을 보완하려고 F-35 스텔스기나 F/A-18 슈퍼호닛 등 주력 전투기에도 NGJ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해 전자전 공격 능력을 향상한다는 계획이다. 미 해군은 EA-18G기용 NGJ 135세트를 도입한 후 다시 이를 다른 기종에도 확대하기로 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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