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션샤인' 황기환 선생 100년만에 고국으로

최종수정 2023.04.04 10:46 기사입력 2023.04.04 10:46

7일 뉴욕한인교회서 추모식 개최…헌화소도 마련

유럽과 미국에서 국권 회복 활동을 펼치다 미국 땅에 묻힌 황기환 선생의 유해가 순국 100년 만에 고국 땅으로 돌아온다.




국가보훈처는 황기환 선생의 유해가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봉환된다고 4일 밝혔다.


보훈처는 5일 유해 봉환반을 미국에 파견하고 현지에서 추모식을 한 뒤 9일(현지시간) 선생의 유해를 모시고 뉴욕에서 출발할 계획이다. 박민식 보훈처장이 10일 인천공항에서 유해를 직접 영접, 영정을 봉송하며 운구에 나선다. 이어 대전현충원에서 유해 봉환식을 거쳐 독립유공자 7묘역에서 안장식이 거행된다.


황기환 선생의 유해 봉환에는 적잖은 시간이 걸렸다. 보훈처는 뉴욕에 묻혀있는 선생의 유해 봉환을 위해 2019년과 지난해 현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후손을 확인할 수 있는 공적 자료가 없어 파묘를 승인받지 못했다. 이에 보훈처와 뉴욕총영사관은 끈질긴 설득으로 묘지(뉴욕 마운트 올리벳 묘지) 측과 파묘 합의를 끌어냈다. 추모식은 선생이 생전에 독립운동가들과 함께 출석한 뉴욕한인교회에서 7일 열릴 예정이다. 헌화소도 마련된다. 선생의 귀국길에는 2008년 묘소를 발견해 알린 장철우 전 뉴욕한인교회 담임목사가 정부의 초청을 받아 동행한다.


선생은 TV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 캐릭터에 영감을 준 독립운동가로 널리 알려졌다. 1886년 4월 4일 평남 순천에서 태어난 선생은 19세가 되던 1904년 증기선을 타고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에 입항했다.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1918년 5월 18일 미군에 자원입대해 참전했다. 종전 후 유럽에 남은 선생은 1919년 6월 파리로 이동해 프랑스 베르사유에서 개최되는 평화회의에 참석하고자 파리에 온 김규식을 도와 대표단 사무를 협조하고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선전활동을 벌였다.


1921년 미국에서 워싱턴회의가 개최된다는 소식을 접한 뒤 전 세계에 식민지 현실을 알리고자 미국으로 장소를 옮겨 독립운동을 이어갔다. 선생은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위원으로 조국의 독립과 해외 거주 한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활동을 이어오다 1923년 4월 17일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순국했다. 정부는 선생의 공적을 기리기 위해 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을 추서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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