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장교의 길 걷는 부자장교

최종수정 2020.05.07 11:13 기사입력 2020.05.07 11:13

육군 항공장교 오병남 준위(아버지, 왼쪽에서 첫 번째)와 오정환 대위(진)이 코브라 헬기에 탑승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30여년 시차를 두고 육군 항공장교의 길을 선택한 부자(父子)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시험평가단 감항인증실 오병남(52) 준위와 7군단 17항공단 오정환(26) 대위.


오 준위는 1987년 부사관으로 입대한 후 항공장교로 선발돼 야전에서 코브라 헬기 조종사와 항공학교 비행교관을 거친 베테랑 조종사다. 33년간 군 생활을 마치고 곧 전직지원교육을 앞두고 있다. 오 준위는 현재 시험평가단에서 감항인증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는 강릉대침투작전 등 다수 작전과 재해재난 현장에서 활약했다. 지난달 5000시간 무사고 비행 기록을 달성하기도 했다.


오 준위는 2000년 당시 항공작전을 수행하던 중 엔진 내부 기어가 깨져 불시착 위기에 처했지만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과 조치로 안전하게 착륙했다. 이 공을 인정 받아 그는 위기상황에서 우수한 비상조치로 인명과 재산 피해를 최소화하거나 항공기 사고를 사전에 예방하는 데 기여한 조종사나 정비사에게 수여하는 웰던상을 받았다.


아들 오정환 대위는 현재 7군단 17항공단 조종사로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항공장교로 선발되면서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게 됐다. 오 대위는 유년시절 코브라 헬기 조종사인 아버지로 인해 줄곧 항공기 엔진 소리를 듣고 자랐고 이제 아버지와 동일한 기종인 코브라 헬기를 조종하게 됐다.


오 준위는 "아들이 연이어 직업군인의 길을 걷겠다고 했을 때 마음이 뿌듯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33년간 경험한 항공장교의 삶이 그만큼 녹록치 않기에 다소 걱정이 됐다"고 심경을 토로했다. 이에 오 대위는 "군인에 대한 비전과 포부를 몸소 보여주신 아버지가 있었기에 저도 항공장교로서 큰 꿈을 펼칠 기회를 얻게 됐다"며 "대를 이어 대한민국의 군인으로서 숭고한 사명을 이어갈 수 있음에 자부심을 가지고 아버지의 뜻을 이어 항공장교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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