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도 인정한 천궁의 보호막 ‘쉘터’ 이렇게 만든다

최종수정 2022.01.04 11:00 기사입력 2022.01.04 11:00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지난해 11월 아랍에미리트(UAE) 국방부는 트위터를 통해 4조원대 규모의 천궁-Ⅱ 구매 계획을 밝혔다. 탄도탄 요격체계는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유도무기 체계다. 전 세계적으로도 미국·이스라엘을 비롯한 소수 국가만 개발에 성공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이 UAE에 천궁을 대규모로 수출하게 된다는 것은 한국의 첨단 무기체계 기술력이 해외에서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천궁-Ⅱ의 쉘터(Shelter)를 생산하는 KS시스템을 지난달 27일 찾았다.


경기도 화성시에 위치한 KS시스템을 방문하기 위해 좁은 2차선 산업도로를 타다 언덕 위 코너를 도니 2만여㎡(6000평)규모의 대규모 공장이 눈에 들어왔다. 6개동으로 이뤄진 생산공장은 웬만한 항공기 1대가 들어갈만한 크기였다. 회사 관계자는 "이곳에서 생산되는 생산품목들이 규모가 크고 공장 내부에서 부품조립, 도장, 자체시험까지 진행하다보니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공장 밖에는 컨테이너처럼 생긴 육군용 쉘터 15대가 나열되어 있었다. 쉘터는 전시상황에 이동이 잦은 군에게는 필수적인 장비다. 무인항공기, 레이더, 미사일 등을 이동시키며 작전을 하려면 지휘통제실이 필요하다. 이 지휘통제실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쉘터다. 사람으로 따지면 중추신경을 보호하는 보호막에 해당한다. 셀터는 장비임무와 탑재차량에 따라 크기와 내부가 달라지기 때문에 종류만 30여가지에 이른다.


공장 내부에 들어가니 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을 이어 쉘터의 골격을 만들고 있었다. 이음새 부분은 용접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정밀가공기술의 수준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생산총괄 박종화 부사장은 "쉘터는 바늘구멍만한 빈틈도 없어야 전파방해(EMI)에 안전할 수 있다"면서 "쉘터가 물에 빠지거나 폭우가 쏟아져도 안전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어 박 부사장은 "2015년까지만 해도 알류미늄으로 쉘터를 만들어 무거웠지만 회사 자체기술로 C-FRP을 개발해 무게를 20%까지 줄였다"라고 덧붙였다.


옆 공장으로 자리를 이동하니 윤곽을 드러낸 쉘터내부의 실리콘 작업이 한창이었다. 모든 작업은 사람이 수작업으로 이뤄졌다. 조그만한 틈새라도 막기 위해서다. 쉘터 내부에는 직원들이 내부장비 고정대를 장착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장비 중엔 양압장치도 포함됐다. 양압장치는 생물학무기나 방사능으로 오염된 외부 공기의 유입을 막는 장비다.


회사관계자는 "다양한 장비를 장착하는 쉘터는 개발 설계에만 2~3년이 걸린다"면서 "장비의 특성과 용도를 모두 이해해야 가능한 까다로운 작업"이라고 말했다.


공장 한쪽에는 UAE에 수출될 천궁-Ⅱ 미사일의 지휘소 쉘터와 동일한 쉘터 생산이 한창이었다. UAE에 수출될 천궁-Ⅱ 미사일의 지휘소 쉘터는 모래 폭풍 등 중동지역 환경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연구설계가 한창 진행중이다. 내부에 들어가 문을 닫으면 외부 전파가 차단돼 휴대전화도 작동되지 않는다.


공장안은 암흑같이 어두웠다. 야간전시 상황에 쉘터에서 빛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하는 최종점검단계였다. 이외에도 다 만들어진 쉘터에 물은 새지 않는지, 충격에도 구조적 문제가 없는지 7개 이상의 시험테스트에 통과해야 군에 납품이 가능하다.


회사 관계자는 "위성 발사체의 지상시험과 환경시험을 위한 보조장비(MGSE)를 생산해 위성사업에도 참여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바탕으로 UAE에도 MGSE를 수출한 바 있다"며 "매년 매출규모는 20% 이상 늘어나고 있어 올해는 천만불 수출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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