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우크라 전쟁과 육군 군수지원체계의 중요성

최종수정 2022.05.02 13:57 기사입력 2022.05.02 11:00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시 보여준 ‘전략적 오판’과 ‘군사적 실책’은 러시아의 군사적 취약점이 무엇인지를 만천하에 드러내는 결과만 초래한 것 같다. 2008년 조지아 침공, 2014년 크림반도 병합, 2015년 시리아 내전 개입처럼 우크라이나 침공도 단기전으로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전략적 오판, 그리고 전투수행 과정에서 탄약과 연료 등의 군수지원 조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우크라이나에 진입한 군 지휘관들이 우왕좌왕하면서 본부로부터 군수지원과 작전지침을 기다리는 군사적 실책을 범한 것이다.


전략적 오판은 그렇다 치더라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군수지원체계상의 실책은 이해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군수지원 계획도 없었고 소요대비 군수지속지원 능력도 부족했다. 이런 문제들을 통해 우리 군, 특히 육군이 전·평시 독립적 군수부대 구조와 군수지원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할 경우, 러시아가 현재 겪고 있는 문제를 우리도 겪을 수 있다.


문재인 정부의 ‘국방개혁 2.0’으로 인해 육군의 전투부대는 물론 군수부대 개편도 이뤄졌다. 하지만 전투부대의 작전임무 수행을 보장하기 위한 제대별 적정 군수부대 편성과 전투현장에서 적시·적소·적량의 군수지원을 할 수 있는 체계는 아직까지 제대로 구축되지 못한 상태다. 평시 군수인력 감소, 군수부대 인원편성을 군무원 위주로 전환한 개혁의 결과는 평시에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 하지만 전시엔 취약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높다.


이런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해선 여러 군수지원 관련 조치가 필요하다. 우선 미 육군처럼 여단전투단을 기본전술제대로 편성하면서 독립작전이 가능토록 예하에 군수부대를 고정 편성해야 한다. 미 육군은 수많은 전투경험을 토대로 이런 체계를 구축했다. 우리 육군도 기본전술제대 예하에 보급, 정비, 수송, 탄약, 급양/유류부대 등 기능별로 군수부대를 세부 고정 편성할 필요가 있다. 또 군수부대의 자체 방호능력과 신속한 운영이 가능토록 기동화를 촉진해야 한다.


작전은 전투승리를, 군수는 전쟁승리를 가져온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 육군의 현실은 작전, 인사 등과 비교해 군수병과의 인기는 그리 높지 않다. ‘국방개혁 2.0’을 통해 군수부대 구조를 개편했지만, 이에 부합하는 군수인력 확보와 운영은 여전히 미흡하다. 전문군수인력(특히 기술부사관)은 일반 전투병 양성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기간이 소요된다. 특히 첨단 전투장비(전차, 헬기, 정보통신장비 등)를 정비할 전문군수인력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평시부터 전문군수인력을 지속적·체계적으로 확보해 나갈 수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또 우리 육군의 전·평시 군수지속 지원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민간인력·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세부적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미래전은 지상(특히 도시), 해상, 공중, 사이버, 우주 등 다영역에서 전투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적절히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해 민간 인력과 민간자산의 능력을 최대한 활용해 군수지원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도움이 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국방부 및 군 수뇌부 차원에서 전쟁승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로서 군수지원체계가 갖는 중요성을 정확히 인식,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 나가야 할 것이다.


김종하 한남대 경영·국방전략대학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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