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기고]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이 성공하려면

최종수정 2022.05.01 00:31 기사입력 2022.04.30 11:00



지난 3월 방위사업청(이하 방사청)은 경남 창원에 이어 두 번째로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을 추진할 신규 지역을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금년부터 2026년까지 국방벤처센터를 운영중인 지자체를 대상으로 매년 1개소씩 선정, 국비 250여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방위산업에 관심이 높은 대전, 구미, 충남 논산, 광주 등지에서 이에 대한 응모 준비가 한창이다.


2020년 최초로 도입된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은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 주요 지자체들의 뜨거운 관심과 호응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방사청도 적잖이 놀랐다는 후문이다. 경남 창원뿐만 아니라 대전, 충남 논산, 구미, 진주·사천 등에 이르기까지 국방산업발전조례 제정과 산업단지 조성, 국방산업 발전계획 수립 및 협의회 신설 등에 이르기까지 정부 정책에 적극 호응하고 있음은 매우 고무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2년여간 경남 창원의 ‘방산혁신클러스터 시범사업’을 살펴보면, 산업 클러스터 조성의 목적과 취지와는 다르게 부품국산화 사업 수준으로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다. 방사청 부품국산화를 담당하는 일개 부서에서 연간 50억원 수준의 예산으로 부품국산화를 위한 시험장비 구축과 개발·시험평가 지원, 연구실 운영, 창업 지원 등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간 미국, 프랑스, 이스라엘, 브라질, 터키 등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주요국들의 방위산업 클러스터 조성방식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주요국 정부들은 국가균형발전과 산업 육성 차원에서 주요 지자체와 긴밀한 협력을 통해 국방 산업단지 조성과 국내외 기업 유치, 관련 국공립 기관 이전과 전문인력 양성 등을 체계적, 종합적, 단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방위산업 클러스터 개념이 ‘동 산업과 관련된 정부부처 및 기관, 군 부대, 기업 및 대학, 연구소, 협회 등의 혁신주체들이 상호 경쟁하고 협력하는 지리적 집중체’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향후 선진국 수준의 진정한 방위산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기 위한 몇 가지 제언을 하고자 한다. 먼저, 현행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 예산이 과소하고 사업 범위가 협소하다는 점이다. 방사청이 향후 5년간 250여억원을 투자하여 클러스터를 조성하기는 역부족이다. 연간 50여억원 수준으로는 말 그대로 부품국산화 몇 개 사업과 시험장비 지원 등에 한정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사업 범위도 현재 부품국산화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지자체와의 협력을 통한 산단 조성 지원과 수출 활성화, 전문인력 양성, 방위사업 원스톱 지원센터 및 국방벤처센터 활성화 등으로 관련예산과 사업범위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


둘째, 방위산업 클러스터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관련된 혁신 주체 유치에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점이다. 혁신 주체는 정부기관과 국내외 기업, 연구소, 협회 등을 모두 포괄하는 개념이다. 프랑스 뚤루즈의 경우, 1960년대와 1990년대 두 차례에 걸쳐 국립우주연구소(CNES) 등 대규모 공공기관 이전을 통해 현재 1,600여개 기업과 기관, 8,500여명의 연구개발 인력, 고용 12만명 수준의 세계 3위 항공우주방산 클러스터를 자랑하고 있다. 미국의 텍사스 주 또한 달라스, 포트워스, 오스틴 등을 중심으로 약 1,300여개 관련업체와 기관들이 모여 14.4만 여개의 고급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최근 텍사수 주는 앨런 머스크의 Space X 발사장을 유치하는 등 국내외 기업 유치에 역량을 집중한 결과 전 세계 GDP 9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 같이, 우리나라도 방위산업 클러스터 조성간 혁신주체 유치를 강화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산업 클러스터로의 성장과 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특히, 해외 기업 및 연구소 유치 등과 관련해서 산업부와 방사청은 주요 지자체들과 협력하여 절충교역(산업협력)을 통해 무기구매사업과 연계한 국방 인공지능(AI) R&D 센터, MRO 센터 등을 적극 유치하여 일자리 창출에 매진할 필요가 있다.


셋째,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방산혁신클러스터 협의체’를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프랑스 뚤루즈의 경우, 세계적 경쟁거점 클러스터 정책에 따라 중앙정부와 지자체간 3단계 협력 거버넌스(방침위원회-운영위원회-조정위원회)를 운영중이다. 미국 플로리다, 미시시피, 앨라배마, 루이지애나의 걸프만 4개 주는 2009년 주지사간 클러스터 협의체를 통해 중앙정부와의 긴밀한 소통으로 현재 4,900여개 방산항공우주 기업과 연구소, 대학교가 밀집한 클러스터를 조성, 지역산업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20년 방사청과 경남창원시는 부지사-방산진흥국장이 공동주관하는 ‘방산혁신클러스터협의회’를 신설, 지역 내 군·산·학·연 전문가들이 함께 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이를 보다 확대하여 향후 선정될 주요 지자체들과 함께 ‘방산혁신 광역 클러스터 협의회(가칭)’를 신설, 클러스터 성장과 발전을 위한 소통의 창구로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가 추진하는 우주, 사이버보안, AI 산업 등과 협력하여 ‘민군융합 광역 클러스터’로 확대해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방위산업 자체만으로는 규모의 경제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이와 관련된 항공, 우주, 사이버보안, 전력지원체계 등을 포함한 ‘민군융합 광역 클러스터’ 조성이 일반적이다. 우리나라도 향후 항공우주청 신설, 사이버 예산 확대, AI 과학기술 강군 건설 등과 연계하여 기존 방위산업 클러스터와 인근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연계하는 ‘민군융합 광역 클러스터’로의 발전을 도모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현행 방사청의 ‘방산혁신클러스터’ 사업을 국가균형발전특별법 내 ‘초광역 협력사업’과 연계하여 기존 방위산업 클러스터의 ‘민군융합 광역 클러스터’로의 확대를 적극 지원해 나가야 할 것이다.


장원준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