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정치권에서 시작한 BTS 병역특례 논란

최종수정 2022.04.13 15:02 기사입력 2022.04.13 11:17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최근 정치권에서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여부에 불을 지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인 성일종 의원이 12일 라디오에서 이른바 ‘BTS 병역특례법’과 관련해 "형평과 국익에 관련된 문제라 여야 이견이 있을 것 같지 않다"며 추진 방침을 밝힌 게 도화선이 됐다. 대중문화 예술인은 체육과 순수예술분야가 아니기 때문에 대중음악으로 빌보드 1등을 해도 병역특례를 주지 않지만 BTS에게 병역특례를 주자는 것이다. 사실상 병역 면제다.


하지만 네티즌의 분위기는 심상치 않다.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으로 국민의힘을 지지했던 남성 네티즌들은 "인기와 군면제는 별개"라며 분노하고 있다. 또 지난해 9월 유엔총회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BTS가 참석한 것을 두고 국민의힘이 ‘쇼’라고 비판한 논평을 지적하며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고 따지고 묻는다.


미국의 로큰롤 황제 엘비스 프레슬리는 최고 전성기를 누리던 1958년 23세의 나이로 미군에 입대해 서독의 미군 기지 등에서 2년간의 군복무를 마쳤다. 제대 후에는 수많은 히트곡을 양산하며 또 다른 전성기를 누렸다. 엑소, 샤이니, 인피니트 등 한류 K팝 그룹 멤버들도 육군에 입대해 ‘귀환’ ‘신흥무관학교’ ‘메이사의 노래’ 등 창작뮤지컬에 참가하며 히트작을 내놓았다. 한류스타인 현빈은 해병대 전역 이후에도 여전히 톱스타의 위상을 공고히 하고 있다. 군 복무가 대중문화 예술인에게 큰 타격을 줄 것이라는 편견은 옛말이 된 셈이다.


당사자인 BTS 멤버들도 그동안 병역 관련 질문이 나올 때마다 "군대에 갈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정치권에서 오히려 BTS의 병역특례를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국가안보를 중요시 여긴다는 보수정당에서 먼저 병역면제를 제안하고 나오니 실망감은 더 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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