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동해상 '정상 운항' 南화물선에 "나가라"

최종수정 2023.05.23 10:30 기사입력 2023.05.23 10:22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외해로 나가라”
화물선 2시간 넘게 우회… 군도 비상대기

북한이 정상적으로 운항하던 우리 국적 화물선을 향해 "외해로 나가라"는 내용의 경고 통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정부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8일 오전 우리 국적 화물선은 동해 공해상에서 정상 운항 중이었다. 3만t급 선박에는 한국인 2명을 포함해 선원 21명이 타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은 작은 배를 띄워 우리 국적 화물선에 접근했고 '나가라'는 신호를 손짓으로 보냈다. 우리 화물선에 접근한 북측 선박에 탑승한 인원이 군인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북한은 또 남북 함정간 해상 핫라인인 국제상선공통망을 통해 거듭 "외해로 나가라"는 메시지를 발신했다. 국제상선공통망은 주파수가 열려있어 누구나 듣고 말할 수 있는 통신망이다.

수출품을 실은 화물선이 대산항을 떠나고 있다. 사진은 기사와 무관

우리 화물선은 메시지를 수신한 뒤 선사 본사와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에 즉각 상황을 전파했다. 선박은 정상 항로대로 운항하고 있었으나 남북간 우발적 충돌을 우려해 정상 항로에 비해 동경 약 132도까지 방향을 틀어 2시간 넘게 우회했으며, 이날 오후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의 우리 수역으로 진입했다.


당시 우리 군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공군의 전투기와 해군의 함정을 대기시켰다. 국제상선공통망으로 메시지를 발신한 주체도 정부 당국은 분석 중이다.


정부 관계자는 "지난 8일 이후 아직 유사한 사례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선사들에 이런 일이 있었다고 고지하고 운항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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