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우리 전투기에 미 핵무기 탑재 가능할까

최종수정 2023.04.28 11:04 기사입력 2023.04.28 11:04

공군기 전술핵 탑재 위해선 한반도 배치 불가피
나토와 달리 운반 못하지만 의사결정은 빠를 듯

한미 정상이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핵협의그룹(NCG) 신설에 합의하면서 한국이 미국의 핵작전에 어느 수준으로 참여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일각에선 우리 공군의 스텔스 전투기인 F-35A에 핵무기 탑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군 당국은 불가능하다며 선을 긋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28일 아시아경제와 전화통화에서 F-35A의 미국 핵 탑재 여부에 대해 "최근의 안보 환경이나 무기 체계의 발전, 군사적 효용성 측면을 고려할 때 그 부분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대표적인 핵무기는 B61 핵폭탄이다. 이론상으로는 우리 공군이 보유한 F-35A, KF-16 전투기도 B61 전술핵무기를 장착할 수 있다. 한반도에 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면 언제든지 발사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한미 NCG는 ‘한반도 비핵화’라는 기존의 틀을 유지하기로 했다. 대신 한미 NCG는 핵무기 배치 대신 미국의 전략핵잠수함(SSBN) 등 전략 자산을 상시 배치에 준하는 수준으로 한반도에 전개하기로 약속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핵기획그룹(NPG)는 상황이 다르다. 나토의 NPG는 핵 운영 계획(planning), 의사 결정(decision-making), 사용시 핵무기 운반 과정(delivery) 등에 대한 동맹간의 협의체로, NPG에 포함된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튀르키예 등 5개국 6개 기지에는 미국의 핵무기가 배치된 상태다.


유럽 기지에 B61 전술핵무기 200∼300기가 배치됐다. 핵무기 운반과정에 네덜란드·벨기에·독일·이탈리아·터키 등 미국의 핵무기가 배치된 5개국이 참여한다. 유럽에 배치된 미국의 핵탄두를 ‘핵 공유 메커니즘’이라고 부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선 미국의 핵무기를 한반도에 배치하지는 않지만, 우리나라가 미국의 한반도 핵 기획과 운용에 더 깊숙이 관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NPG의 경우 나토의 유럽내 전술핵과 관련한 주요 사항을 논의하는 과정에 31개 나토 회원국 전체가 참여하며, 의사결정은 참여국의 만장일치로 이뤄져야 한다. 다만, 나토 회원국 간에도 개별 국가마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일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한미 NCG는 차관보급 협의체로, 1년에 4차례 정기적으로 회의를 진행한다. 회의 후 결과가 도출될 때마다 한미 대통령에게 보고해 관련 이행체계 수립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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