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K-방산 수출성공에 연이은 찬사

최종수정 2022.08.03 10:06 기사입력 2022.08.03 10:06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국내 방산기업들이 국제시장의 틈새를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최근 한국 방산업계가 폴란드와 대규모 무기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한국산 무기가 ‘가성비’를 내세워 세계 방산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군사전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은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출연해 “ 한국이 국제 방산시장에서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2000년대부터 방산 시장을 적극적으로 두드려온 한국이 미국 등 시장 선점 국가들과 직접 경쟁하는 대신 값비싼 미국 장비를 구매하기 어려운 나라들에 대안을 제공하는 전략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폴란드는 주어진 예산으로 F-35보다 더 많이 구매할 수 있는 FA-50을 선택했고, 미국 US-M1 탱크보다 덜 비싼 K2 전차를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폴란드 국방부는 지난달 27일 한국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현대로템, 한화디펜스와 FA-50, K2 전차, K-9 자주포를 도입하는 내용의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폴란드가 대규모 무기 조기 도입에 나선 이유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전력 공백이 생긴 탓이다. 당초 폴란드는 미국 항공기와 독일 전차 도입을 우선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종적으로 한국산을 택했다.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부총리 겸 국방부 장관은 체결식에서 "폴란드의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해 지상, 공중 전력 공백을 채워야 했다"며 "기술, 가격, 도입 시기 등을 고려했을 때 한국의 무기 체계가 가장 적합했다"고 말했다. 이어 브와슈차크 장관은 "K-9 자주포의 경우 (국제적으로) 기술을 인정받고 있어 빠른 도입이 결정됐다"고 했다.


FA-50은 2023년 중반까지 12대가 우선 인도되며, 폴란드 측은 추후 총 48대를 인도받을 계획이다. 우리 국산 군용기가 유럽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KAI 측은 최근 유럽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경공격기 수요가 크게 높아진 만큼 이번 수출을 계기로 유럽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유럽 국가는 대부분 옛 소련제 미그-29 전투기나 이탈리아 M-346 공격기를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부품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떨어진 상황으로 알려졌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국산 무기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고 해서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군사 전문가인 브루스 벡톨 미국 앤젤로주립대 교수는 "정부가 무기를 구입할 때 가격은 하나의 고려사항일 뿐 다른 여러 가지 요인을 본다"며 "구입하려는 무기체계가 자국 군의 기반시설에 어떻게 탑재되는지, 향후 조달 가능성은 문제없는지, 또 사후 지원 체계가 잘 마련돼 있는지 등을 꼼꼼히 따져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한국산 무기 도입을 추진하는 폴란드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이라면서 "한국이 나토 회원국에 무기를 판매한다는 것은 한국산 무기 체계가 그만큼 발전됐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벡톨 교수는 "한국 무기 체계가 휴대 가능성도 높다는 뜻"이라며 "앞으로 한국산 무기 수출 소식을 더 많이 듣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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