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se Club]움직임 포착된 북 1호기… 김정은 탔을까

최종수정 2020.06.18 08:06 기사입력 2020.06.18 07:55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용기로 알려진 비행체가 북한 상공에서 포착되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를 공개하기 위해 김 위원장이 이동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보안 당국은 이를 부인하고 있다.


18일 항공추적사이트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17일 오전 10시께 고려항공 An-148이 평양 인근에서 함흥 방면으로 비행하는 항적이 포착됐다. An-148은 함경남도 요덕읍 인근을 비행한 이후 신호가 끊긴 것으로 추정된다.


김 위원장이 고려항공 An-148에 탑승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An-148의 비행경로가 함경남도 방향인 것을 미뤄볼 때 김 위원장이 신포로 향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3발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잠수함이 건조 중인 신포조선소에 김 위원장이 이동했다면 잠수함 공개가 임박했다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신포에서는 과거 수차례 미사일 사출 시험도 진행된 바 있다. 현재 신포 인근에서 SLBM 발사나 잠수함 공개 징후 등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당국자는 "전용기가 이동한 것은 맡지만 김 위원장의 탑승 여부는 아직 확인이 되지 않는다"면서 "최근 김 위원장은 고려항공 An-148에 탑승하지 않아 군이나 당의 고위직들만 탑승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공식적인 전용기는 참매 1호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18년 북미정상회담 개최지를 이동하기 위해 중국 다롄(大連)을 방문했을 때도 참매 1호에 탑승했다.


전용기 '참매 1호'는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것이다. 4개의 엔진을 장착한 IL-62M은 비행 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미국 서부 해안이나 유럽 도시까지 비행할 수 있다. IL-62는 1960년대 개발됐으며, 1970년대에 개량형인 IL-62M이 나왔다. 북한은 1980년대 들여와 개조한 기종이다. 최대 속도 900㎞로 200여명이 탈 수 있는 기종으로 1960~1990년대 사이 제작됐고 1995년 단종됐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항공기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지만, 김정은 위원장은 참매 1호를 타고 시찰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등장했다.


지난해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전에 진행한 동창리 발사장 현지 시찰 때에도 이용했고, 2015년 7월 원산 갈마비행장에서 열린 공군 지휘관 전투비행술경기대회 때는 이 전용기를 타고 사열비행을 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2015년 2월 평양의 '미래과학자거리' 건설 현장을 시찰할 때도 전용기를 이용했다. 당시 북한 매체에는 전용기 내부 사진이 실리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이 평창동계올림픽 때 인천공항으로 오는 데 이용한 항공기도 바로 이 기종이었다.


김 위원장의 또 다른 전용기는 우크라이나에서 제작된 '안토노프(AN)-148' 기종이다. 김 위원장이 지방 시찰을 할 때 An-148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이용한 적이 없다. 지난 2015년 김 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에 An-148을 타고 평양 상공을 순회한 것이 마지막이다.


An-148 기종은 2009년부터 대량 제작됐으며, 북한 국적 항공사인 고려항공이 2013년 몇 대를 도입해 그중 하나를 김 위원장의 전용기로 활용했다. 최대 3500㎞까지 비행 가능하며, 대당 가격이 300억 원 정도다.


AN-148은 2004년 시험 비행을 했으며, 2009년 양산에 들어갔다. 고려항공은 2013년 2대의 AN-148을 사들여 중국 노선에 투입했다. 비행 거리가 3500㎞로 IL-62M보다 더 짧지만, 위성에 찍힌 사진을 보면 북한 곳곳에 있는 김 위원장의 별장 근처에 이 전용기가 이착륙할 수 있도록 활주로를 조성한 것을 알 수 있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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