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이야기]러시아함대 격침한 해상드론 우리도 만든다[양낙규의 Defence Club]

최종수정 2024.02.23 10:06 기사입력 2024.02.20 07:10

LIG넥스원 구미하우스 탐방기
해상드론 개발시설인 체계통합 시험동 문 열어

2년 전인 2022년 2월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다. 세계는 우크라이나를 걱정했다. 변변한 무기조차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랐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 대형 함선까지 침몰시켰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현대판 다윗의 돌팔매질’이라고 했다. 지난 14일에도 러시아 흑해 함대 소속 대형 상륙함인 체자리 쿠니코프를 격침했다. 이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해상 드론(USV)이다. 해상 드론의 위력은 충격적이었다. 최대 850㎏의 폭발물을 싣고 적을 공격하는 장면은 현대전에서 무인 무기체계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그대로 보여줬다. ‘K-방산’도 해상 드론에 눈을 뜨고 있다. 해상 드론 기술력을 보여주는 현장인 {$_001|LIG넥스원_$} 구미 하우스를 찾았다.


국내 첫 해상드론 개발시설인 무인수상정 체계통합시험동은 1097㎡(332평)규모로 3층 높이다. 4대의 무인수상정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 (사진제공=LIG넥스원)

무인수상정 체계통합시험동은 1097㎡(332평) 규모로 3층 높이다. 국내 첫 해상드론 개발 시설이다. 시험동 내부에는 가로 23m, 세로 11m, 깊이 5m 크기의 실내수영장과 같은 수조가 있다. 여기에 무인수상정 3대가 떠 있었다. 해검-2·3·5다. 해검 시리즈는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작전에 따라 감시정찰기능 강화, 무장 기능 추가, 유무인 복합 등 기능을 달리한다. 무인수상정을 최종 조립하고 각 기능을 점검하기 위해서는 시험수조가 필수다. 회사 관계자는 "수조에서 총 4대의 무인수상정을 동시에 생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자율주행 가능한 해검시리즈… 작전 따라 기능 달라

가장 큰 수상·수중 정찰용 무인수상정인 해검-2가 돋보였다. 해검-2는 1m 크기의 무인잠수정(ROV)을 매달고 있었는데, 조류가 강한 환경에서 기뢰나 잠수함까지 포착할 수 있는 용도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해검-5는 함에 탑재된다. 작은 크기의 전용 무인수상정이다. 함에 탑재해야 하므로 안테나의 높낮이를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원격 사격 통제 체계(RCWS)를 장착해 모함 주변의 적을 발견하면 모함에서 분리된 후 근거리 사격을 한다. 모함의 지휘통제로 적진 인근에서 작전도 할 수 있다.


수상·수중 정찰용무인수상정 해검-2는 1m크기의 무인잠수정(ROV)이다. 강조류 환경에서 기뢰나 잠수함까지 포착할 수 있다. (사진제공=LIG넥스원)


LIG넥스원의 무인수상정체계통합시험동은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당시 시험동에서 해검-3의 원격통제를 선보였다. 경북 구미에 위치한 지휘통제실에서 경남 고성군에 정박한 해검-3을 자유자재로 기동시키는 것도 가능했다. 육로 거리만 대략 170㎞다. 원격통제는 거리에 제한받지 않는다.


해검-3은 연안경계용 무인경비정이다. 무장 전투 기능 강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무인수상정 전방에 12.7㎜ 중기관총뿐만 아니라 후방에 2.75인치 유도로켓 발사대를 장착했다. 여기에 자폭형 드론도 탑재할 수 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군도 무인수상정에 LIG넥스원의 2.75인치 유도로켓을 달고 시험할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지휘통제실에서 170㎞ 떨어진 해상드론도 기동 가능

이원희 무인체계연구소 팀장은 "미국 스페이스X의 자회사인 스타링크가 국내 통신사와 손잡고 저궤도 위성통신 서비스를 선보일 경우 작전반경은 더 넓어질 수 있다"며"한반도 최전방에서의 작전도 문제없다"고 말했다.


시험동 한쪽에서는 ‘해검키트 1호’도 보였다. 현재 해군에서 사용하는 고속단정을 무인수상정으로 변형한 모델이다. 우크라이나의 해전승리를 이끈 자폭형 무인수상정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다. 조종석을 제외한 공간에 자폭형 폭탄을 실을 수 있다. 외부는 모두 방탄 성능을 지녔다. 적의 사격에도 버티기 위해서다.


지휘통제실에 올라가 봤다. 통제시스템에는 모니터 3개가 장착돼 있었다. 속도, 연료 등 무인정의 상태, 해도, 감시정찰을 위한 화면으로 구분됐다. 시스템 오른쪽은 RCWS 스위치가 이었다. 2명만 있으면 무인수상정 운영이 가능했다.


파도 높이 2.5m 환경에서 작전 수행도 ‘이상 무’

방한성 무인화 미래전사업부 사업 담당은 "무인수상정의 핵심은 여러 가지 임무 장비의 연동, 자율운항, 데이터 전송인데 현재 기술로 지휘통제를 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여러 대의 무인수상정을 동시에 운용할 수 있어 병력 배치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고 말했다.


LIG넥스원이 개발한 무인수상정은 이미 국내 최고기술에 도달했다. 바람, 너울, 해류 등 해상 상태(Sea State)는 1~10등급으로 분류하는데 국내에서 유일하게 4등급을 무사히 통과했다. 파도 높이 2.5m에서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무인 수상정에 쓰일 인공지능(AI)도 추가된다. 무인 수상정은 다양한 해상 환경과 장애물에 대응해야 하므로 최적화된 AI 기술이 필수적이다. 현재까지는 AI를 기반으로 해상장애물을 탐지하거나 장애물을 회피하는 기술까지 확보했다.


회사 관계자는 "해군의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인 ‘네이비 시 고스트(Navy sea Ghost)’에 맞춰 한반도에 무인수상정이 작전을 펼칠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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