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이로=국방부 공동취재단·양낙규 군사전문기자]국산 자주포 K-9의 이집트 수출이 추진되고 있다. 2005년부터 이집트 진출을 타진하기 시작한 K-9의 수출이 최종 성사되면 중동·아프리카지역에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30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29일부터 내달 2일까지 카이로에서 열리는 이집트 방산전시회(EDEX 2021)에서 한국 K-9 자주포의 이집트 수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K-9 자주포와 K-10 탄약운반장갑차 등 이른바 'K-9 패키지'의 완제품 납품과 기술 이전을 통한 현지생산 방식의 수출이 동시에 추진되고 있다.
한화디펜스가 개발한 K-9 자주포는 현재 한국 등 7개국이 1천700여 문을 운용하고 있고, 앞서 터키·노르웨이·핀란드·에스토니아 등에 수출됐다. 특히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한화디펜스 전시관을 직접 방문해 수출 기대감을 높였다.
K-9 자주포가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제2의 천궁'이 될지 방산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국산 탄도탄 요격체제 '천궁-Ⅱ'는 현재 아랍에미리트(UAE)에 4조원대 물량을 수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전시회 취재를 나온 이집트의 한 기자는 "이집트에서 K-9 도입에 관심이 크다"면서 "성능이 좋아서 이집트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집트와 한국이 방산 교류를 더 확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번 'EDEX 2021'에는 40여 개국 350여 개 방산기업이 참여여 중이다. 한국에서는 한화디펜스, 현대로템, 풍산, 한컴라이프케어, 두두아이티 등 10여 개 업체가 참여해 'K방산'을 알리고 있다.
현대로템도 현지에서 K-2 전차 등을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지하철 3호선까지 개통된 이집트에서 1·3호선 전동차를 현대로템이 수출할 정도로 이집트는 이 회사에 친숙한 시장이다. 다만, 전차는 자주포보다 가격이 높아 아직 수출 논의가 본격적으로 오가지는 않은 상황이라고 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작년부터 전차, 탱크 등 여러 지상장비 (수출을) 협의하고 있다"면서 "장기적 비전을 갖고 노력하면 전차사업에서도 좋은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육해공군 병력 60만여 명에 예비군 48만 명을 둔 이집트는 2015∼2019년 기준(스톡홀름국제평화문제연구소 집계)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인도에 이어 세계 3위의 무기 수입국이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