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백두정찰기 개량사업 주인공은

최종수정 2021.06.26 07:00 기사입력 2021.06.26 07:00

개량형 백두정찰기는 3000억원을 투자해 프랑스 다소사의 항공기인 팰콘2000 기종을 들여와 대한항공에서 동체를 개조했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우리 군은 현재 총 6대의 백두정찰기를 보유하고 있다. 1990년대에 4대가 도입됐고 지난해 신형 백두정찰기 2대가전력배치됐다. 백두정찰기의 이름은 탐지 범위가 백두산까지 이른다고 해서 ‘백두’라고 이름이 붙여졌다.


백두정찰기는 북한의 전자정보(Elint)와 통신정보(Comint)만 포착할 수 있는 정보자산이다. 전자ㆍ통신정보는 도청이나 감청을 통해 레이더 가동 같은 장비 운용이나 유무선 통신의 내용을 알아낸다. 여기에 국내방산기업인 LIG넥스원과 한화탈레스가 개발한 계기정보(Fisint) 기능을 추가했다. 계기정보기능은 북한 군의 통신이나 핵시설이나 미사일기지의 움직임이 없어도 전자장비 간에 주고받는 신호 교환을 알아내는 방식이다. 미사일 발사의 경우 북한 군부의 주 신호 탐지 가능거리가 370㎞에 달한다. 평양을 기준으로 할 때 동창리 미사일기지와 영변 핵시설이 포함된다.


또 계량형 백두정찰기의 체공시간도 늘어났다. 체공시간을 6시간 이상으로 늘리고, 운행고도를 4만 피트(약 12㎞)로 높였다. 주한미군이 보유한 고고도 정찰기 U-2의 정상 운행고도(15㎞)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북한의 지대공 미사일 사거리에서 벗어난다.


군은 1990년대 배치된 4대의 백두정찰기에 대한 성능개량 사업도 준비중이다. 사업기간은 올해부터 2026년까지로 총사업비는 약 8700억원이다. 방위사업청은 백두체계능력보강 체계개발사업 업체선정을 위한 입찰을 공고할 예정이다.


성능개량 대상기종인 4대의 백두정찰기는 프랑스 다소사의 ‘팰컨 2000S’ 비즈니스 제트기를 기반으로 개조·개발됐다. 하지만 팰컨 2000S가 단종되면서 대신 같은 회사의 팰콘 2000LXS 비즈니스 제트기가 다음 기종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이번 성능개량 사업에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와 대한항공이 경쟁일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29일 국내외 주요 기관 투자가 및 애널리스트등을 상대로 열린 ‘KAI CEO Investor Day’에서 안현호 한국항공우주산업 대표이사는 KF-X 전투기 양산과 군 수송기 국내개발과 함께 특수임무기 개조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성능개량 사업이 지연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기존 1차성능개량을 했던 업체가 2차까지 맡아 속도를 내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군은 2017년 1차 성능개량사업을 진행하면서 규격화를 하지 않아 이번에 추가 개량사업을 진행할 경우 사업 지연이 불가피하다. 규격화란 제조 방법 등을 구체화하는 사업절차다. 여기에 대한항공은 프랑스 다소사와 항공기구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사업주수를 선점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백두 정찰기는 휴전선의 북한군 동향을 비롯해 영변과 동창리 등 핵·미사일 시설에서 발신되는 전자·통신·계기정보 등을 탐지한다”면서 “북한 전역을 감시하는데 공백을 최대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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