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스기고]열악한 해군특수전헬기 지원

최종수정 2021.08.14 11:00 기사입력 2021.08.14 11:00



[월간항공 김재한 편집장]육군 특수전사령부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 특수전 부대로 꼽히는 해군 특수전전단. 흔히 UDT(Underwater Demolition Team)로 많이 알려졌지만, 육해공을 아우르는 전천후 작전능력으로 ‘실(SEAL: Sea, Air and Land)’이라고도 불린다. 하지만 현실은 교육훈련 등 임무 수행에 필수적인 헬기 지원이 열악한 실정. ‘전천후’라는 말이 무색하게 작전 기량을 유지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수준의 특수부대로 성장= 올해로 창설 66주년을 맞은 해군특수전전단(이하 해특단)은 1955년 수중파괴대(UDT)로 시작해 폭발물처리(EOD), 전천후 특수작전(SEAL), 해상대테러(CT) 등 다양한 특수전 임무를 부여받으면서 우리 군의 핵심전력 중 하나로 성장해 왔다.


현재 주요 임무만 보더라도 상륙작전 시 적 해안과 내륙에 미리 침투해 정찰활동과 군사지휘시설을 파괴하는 선견작전, 적의 종심지역에서 특수작전을 수행하는 전천후 작전, 수중 장애물과 기뢰를 제거하는 폭발물처리, 그리고 적에게 납치된 국민을 구출하고, 해상차단작전을 수행하는 대테러작전 등 전장상황을 바꿀 수 있는 굵직한 작전들을 수행하고 있다.


특수전 역량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1년 1월 21일, 소말리아 인근 아덴만 해상에서 삼호주얼리호가 해적에게 피랍되자 특전요원들이 긴급히 투입돼 피랍선원 21명을 인명 피해 없이 구출하기도 했다.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알려진 이 작전은 이후 전 세계로까지 보도되면서 많은 미디어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오늘날 세계 최강으로 평가받는 미 네이비실도 해특단과의 정기적인 연합훈련을 통해 해특단의 역량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퇴역한 전 해특단 지휘관은 “미 네이비실은 오랜 기간 해특단과 연합훈련을 해온 사이”라면서 “해특단 역량에 대한 미 네이비실의 평가는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열악한 헬기 지원= 이처럼 전·평시 수행하는 주요 임무나 긴급하게 투입된 ‘아덴만 여명작전’처럼 특수전 전력은 우발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가의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투입되는 전력이다. 그런 만큼 언제 어디서 발생할지 모르는 우발상황에 대비해 항상 높은 전비태세를 유지해야 하는 것이 필수다. 전 해특단 지휘관도 “특수전 전력은 평시 실전에 대응할 수 있는 작전능력을 항상 유지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끊임없는 훈련을 통해 임무를 숙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해특단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도 바로 이러한 이유에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지속적인 헬기 지원이 이뤄지지 않아 임무 숙달을 위한 주요 훈련을 제대로 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전 해특단 지휘관은 “해특단의 원활한 훈련과 출동을 위해서는 사실 지원 헬기가 항상 대기하고 있어야 할 정도지만, 현실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헬기 지원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헬기가 지원되는 날이면 훈련을 몰아서 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질 때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탓에 해특단도 해군의 일부 헬기를 특수전 전담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여러 차례 소요를 요청했지만, 반영이 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항공전력을 운용하고 있는 해군 제6항공전단(이하 6전단) 역시 헬기를 지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6전단이 해특단에 지원 가능한 헬기는 해상기동헬기로 운용하고 있는 UH-60P 블랙호크다. 현재 8대를 운용하고 있는 가운데 수리와 고유 임무를 수행하는 소요를 제외하면 사실상 해특단을 지원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한 상황이다.


특수전의 핵심인 야간 헬기 지원은 더욱 열악하다. 교육훈련을 담당한 바 있는 한 전역 장교는 “야간 훈련이나 작전은 주간보다 더욱 까다롭고 위험해 헬기 성능과 조종사의 노하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대부분의 특수전이 실질적으로 야간에 이뤄지는 만큼 야간 숙달 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미군의 경우 조종사들이 야간환경에도 상

당히 숙달돼 있고, 헬기도 야간작전에 필요한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며 “현재 우리 해군의 경우 기존 헬기로는 지원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해특단으로서는 육군 특수전사령부(이하 특전사)를 전담으로 지원하는 ‘특수작전항공단(이하 특항단)’이 부러움의 대상이다. 육군은 지난 2017년 특항단을 창설한 데 이어, 2019년에는 아예 특전사 예하 전력으로 예속시켰다. 그리고 지금은 36대의 블랙호크 헬기를 특수작전용으로 개조하는 사업을 앞두고 있다.


◆특수전 전담 지원헬기 도입 필요= 이처럼 해특단에 대한 열악한 헬기 지원을 개선하고, 향후 해군특수전의 역량 강화를 위해 전담 지원 헬기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해특단 안팎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예컨대 미 네이비실을 보더라도 같은 해군 내 특수전을 지원하는 헬기대대와 미 특수전사령부에 소속된 육군과 공군의 특수전 전담 지원 항공기의 지원을 받도록 체계가 잘 갖춰져 있다.


이에 대해 해특단에서 중대장 등을 거친 전역 장교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우선 해군 내 전담 지원 헬기를 확보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중대장 출신의 한 전역장교는 “헬기 보유 대수 등 현실적인 조건을 감안하면, 전담 지원 헬기 확보는 사실상 지금도 요원하게 보인다”면서도 “일부 헬기를 특수전 전담 지원용으로 운용한다면 훈련 기회도 많아져 임무 숙달에 큰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 특전사로부터 헬기 지원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됐다. 같은 특수전부대로서 작전개념이 유사하고, 특수전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합동작전 시 유리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또한 지난해 특수전 전담 항공부대인 특항단이 특전사에 예속되면서 합동훈련 가능성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는 의견이다. 특히 미 특수전사령부처럼 미 육군 헬기부대가 네이비실을 지원하는 합동군개념의 부대 운영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교육훈련을 담당한 바 있는 한 전역 장교도 “특항단이 특수전 지원에 특화된 부대인 만큼 해특단 지원이 활성화된다면 그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특항단 역시 전문성 확보 차원에서 해군특수전 경험을 쌓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중대장을 거친 다른 한 전역 장교는 “헬기를 통한 작전은 헬기 승무원과 특전요원 간 팀워크가 작전 성패에 영향을 준다”며 “과거 경험을 비춰보면 평소 육군 헬기 승무원과 해특단간 지속적인 교류와 합동훈련의 기회가 없어 팀워크를 맞추기가 힘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밖에도 해군 6전단 소속 UH-60P 헬기가 노후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해상기동헬기 도입 사업이 추진된다면 특수전 전담 지원 헬기 소요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러나 원활한 헬기 지원이 절박한 상황인 만큼 해군 내 일부 헬기를 특수전 전담 지원 헬기로 운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안으로 꼽혔다. 대신 중대장 출신의 전역 장교는 “전문적인 특수전 지원을 위해서는 현재 성능으로는 지원이 제한될 것”이라면서 “야간침투 등 실제 특수전 지원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성능개량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6전단이 보유 중인 UH-60P는 임무숙달을 위한 훈련 지원은 가능하지만, 엄격히 실제 특수전 지원용으로 운용하기에는 성능이 제한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군사전문가들은 특수전 지원 헬기는 전천후 환경에서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만큼 몇 가지 주요 성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우선 야간 및 저고도비행 성능이다. 은밀성이 중요한 특수전은 주로 야간에 이뤄지기 때문에 야간비행 성능과 함께 대공망을 피해 저고도로 비행할 수 있는 성능을 갖춰야 한다. 또한 악천후에도 특전요원을 지원할 수 있는 전천후 항법장비와 원거리 통신, 그리고 위성통신이 가능한 장비도 갖춰야 한다. 이와 함께 장거리 비행을 위한 보조연료탱크와 공중급유를 위한 재급유장치, 대공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자체방어장비와 기만장비 등도 갖춰야 한다.


◆특수전 가치를 고려한 지원 필요= 특수전은 소수의 인원과 장비로 은밀하게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그 영향력은 전쟁의 판도를 바꿀 만큼 광범위하고 강력하다. 미군이 고도로 훈련된 정예 특전요원들을 전략적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물론 지원도 전폭적이다. 미 육군특수전사령부에 소속된 특수전 전담 항공전력만 보더라도 강습용 헬기와 공격용 헬기, 지상타격 및 정보감시정찰용 무인기 등 대수만 230대가 넘는다. 우리 육군이 보유 중인 전체 헬기 대수의 약 40%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더욱이 이들 항공기는 특수전 환경에 맞춰 최신 장비들로 개조됐다. 특수전의 군사적 가치를 고려한 미 국방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따른 결과다.


지난 2015년, 해특단이 창설 60주년을 기념하며 가진 행사에서 당시 정호섭 해군참모총장은 “초국가적 위협이 증대되고 있는 현 안보상황에서도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도록 새로운 지식과 전술을 개발해 세계 최강의 부대 위상을 지속 유지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 말처럼 세계 최강의 부대 위상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특전요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도 기본이지만, 그에 걸맞은 정책적인 지원도 필수다.


이에 대해 한근섭 전 해군특수전여단장은 “해특단의 전장환경 특성상 전천후 임무수행을 위한 특수전용 헬기의 조속한 도입이 절실하다”면서 “특수전용 헬기를 이용해 평소 훈련을 충분히 하고, 실제상황 발생 시 즉각 투입될 수 있도록 운용 및 지휘체계에 대한 획기적인 변화와 발전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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