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ce Club]올해 가입할 ‘K-9자주포 유저클럽’ 국가는

최종수정 2024.04.27 09:00 기사입력 2024.04.27 09:00

루마니아·베트남 등에 K-9 수출 기대
나토회원국 절반… 무기체계 표준화

국산 명품무기로 손꼽히는 ‘K-9 자주포 유저클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전 세계 8개국이 운용 중인데 올해 안에 10여개국 이상이 ‘유저클럽’에 가입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25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지난 1월 K-9 자주포를 구매한 국가들이 핀란드 헬싱키에 모여 ‘유저클럽’ 회의를 열었다. K-9 자주포는 지금까지 폴란드, 노르웨이, 이집트, 호주, 핀란드 등 8개국에 수출됐는데 이 회의엔 미국도 옵서버로 참여했다. 특정 무기 체계 운영국이 모여 각종 정보와 노하우를 공유한 건 이례적이다. 5개 운영국은 나토 회원국이다. 나토 무기체계의 표준화, 통일성, 호환성 등에 기준이 될 수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각국 대표단 50여명이 참석한 이 회의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K-9의 차기 개량형 모델인 K-9A2와 K-9A3의 향후 10년간 개발 로드맵을 발표했다. K-9A2는 자동 포탄 공급 장치를 통해 현재 분당 여섯 발인 발사 속도를 최대 아홉 발로 개선할 계획이다. 승무원의 생존 가능성도 대폭 커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향후 "유럽에 예비 부품 공급센터를 설립하겠다"라고 선언했다.


각국도 K-9 자주포의 방산시장 진출을 눈여겨보고 있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한국이 앞으로 몇 년 안에 5위 무기 수출국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한국의 무기 수출은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현재 2.4% 수준으로 중국, 러시아, 프랑스, 독일 등과 함께 전차와 대포 10대 수출국이다. 하지만 루마니아와 영국도 K-9 자주포를 구매할 계획이어서 유럽국 수출량이 대폭 늘 것이란 기대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에서 운영 중인 중형(152·155㎜ 구경) 자주포 16종 중 K-9 자주포의 시장 점유율은 36%로 1위다. 2010년 이후 전 세계에서 거래된 155㎜ 자주포 1401문 중 K-9이 626문으로 45%를 차지하기도 했다.


세계시장은 지금 기갑전력에 보강 중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면서 세계 각국의 대포와 포탄 재고가 줄고 있다. 냉전 종식 이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군수산업 우선순위를 재조정했다. 유럽국들은 국방예산을 크게 줄였고 전차와 중화기 보유량도 크게 줄였다. 탄약 대량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 확보도 중단했다. 대규모 지상전 가능성이 줄었다는 판단에서다. 대신 전투기와 함정 구입 예산을 늘렸다.


반면, 한국은 지속해서 원자재와 인력을 확보하는 투자를 통해 생산라인을 유지했다. 오히려 북한의 재래식 무기 생산에 뒤처지던 한국은 1980년대 무기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생산량을 지속해서 늘려왔다. 납기를 앞당기는 것은 물론 서방 어느 나라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K-9 자주포 사거리 등 성능 대폭 개량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현재 155mm 곡사포탄이 절실하다. 러시아는 부족한 무기를 확보하기 위해 북한에 손을 벌리고 우크라이나는 서방에 거듭 요청하고 있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곡사포를 지원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견인식 곡사포보다 포신이 길어 사거리가 긴 자주포탄을 원한다. 발사 간격도 짧아 전술적으로도 유리하다.


1989년에 개발된 K-9 자주포의 사거리는 40km다. 사거리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탄의 사거리를 늘렸다. 155㎜ 사거리연장탄은 군에서 운용하는 항력감소탄과 로켓보조추진탄의 추진체를 복합적으로 활용해 개발됐다. 항력감소탄은 탄이 발사된 뒤 항력을 최소화해 사거리를 연장하는 탄약이다. 로켓보조추진탄은 비행 단계에서 로켓보조추진체가 연소하면서 탄의 비행을 가속하는 탄약이다. 연장탄이 실제로 활용되면 현재 40㎞ 수준인 K-9 사거리는 30% 이상 늘어날 전망이다.


K-9 자주포 ‘차세대 10 유저클럽’ 주인공은

K-9 자주포의 성능이 향상되면서 수출을 희망하는 국가도 늘고 있다. 가장 먼저 수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나라는 루마니아다. 지난해 루마니아는 자주포 사업 최종 후보에 K-9 자주포를 선정했다. 경쟁사는 독일 피제르에이치 2000(PZH2000), 튀르키예의 피트리나-2(Firtina-2)다. 후보 업체 중 K-9 자주포가 사업에 유력한 것으로 현지 언론은 보고 있다. 루마니아는 이번 사업을 통해 3개 대대가 쓸 155mm 자주포, 고폭탄 7350여 발, 연막 및 조명탄 320여발, 훈련용 탄약 720여 발 등을 도입할 예정이다. 계약금액만 1조원에 달한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베트남도 호의적이다. 호앙 쑤안 찌엔 베트남 국방차관은 23일 K-9 자주포 등 한국 무기체계 도입을 포함한 방위산업 협력 확대 의사를 보였다. 이에 김선호 국방부 차관도 베트남이 한국 무기체계를 도입한다면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조2000억원 규모의 영국 자주포 획득사업(MFP)에도 도전장을 내걸었다. MFP는 영국 정부가 2027년까지 전력화를 목표로 100여문의 최신 자주포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것으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성능을 개량한 K9A2를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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