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낙규의 Defense Club]통신위성 다음은 정찰위성

최종수정 2020.07.21 10:11 기사입력 2020.07.21 10:11

통신위성 이어 정찰위성 전력화땐 전작권 전환 한 발짝
군, 정찰위성 5기도 2023년까지 전력화 계획

한국의 첫 군사전용 통신위성인 '아나시스(Anasis) 2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국군이 전용 통신위성발사에 성공함에 따라 향후 정찰위성 발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군이 통신ㆍ정찰위성을 모두 보유한다면 미국 전략자산에 의지하지 않고 독자적인 작전 전개가 가능하다. 현 정부 임기내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다는 의미다.


한국군은 현재 민군 겸용 위성인 '무궁화 5호'로 군 통신체계를 구축한 상태다. 하지만 군 전용이 아니어서 적의 '재밍'(Jammingㆍ전파교란) 공격에 취약할 수밖에 없었다. 기존 민군 겸용 위성이 적의 재밍 공격에 당하면 군은 미군 군용 위성의 통신망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미 전략자산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군 통신위성을 확보한 것은 전작권 전환 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전력의 기반을 갖춘 셈이다. 독자적인 작전 전개를 위해서는 적으로부터 공격을 받는 약점을 노출하지 않고 유사시 원활한 통신이 가능해야 하는 조건이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국군은 통신위성 발사가 성공함에 따라 정찰위성 5기도 2023년까지 전력화한다는 계획이다. 통상적으로 군사 강대국들은 구체적인 정찰위성 보유 현황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한국군이 정찰위성을 보유한다면 미국, 러시아, 독일, 일본, 이스라엘, 중국, 이탈이아에 이어 8번째 보유국이 될 전망이다.


첩보위성이라 불리는 정찰위성 하루 지구 14바퀴 돌아
2002년 4월 북한 금강산댐 함몰 때도 미리 알아 통보

첩보위성이라고도 불리는 정찰위성은 입체적인 대북정보 수집 능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2002년 4월 북한의 금강산댐이 함몰돼 있다는 사실도 미국의 이코노스 위성이 발견했다. 정찰위성은 고도 3만6000㎞의 정지궤도에 떠 있는 방송위성이나 통신위성과는 달리 고도 300∼500㎞에 근접해 지상의 물체와 움직임을 탐지한다. 또 초속 약 8㎞의 속도로 하루에 지구를 14바퀴 반을 돈다.


군은 2013년 4월부터 정찰위성 국내 개발계획을 수립했지만 4년 넘게 지연된 상황이다. 당초 군이 독자적으로 운영하도록 계획된 정찰위성 사업은 국가정보원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이 참여하면서 위성 관제권과 위성 운용 목적 등에 대한 이견을 노출하면서 계속 표류했다. 현재까지 부처 간 협의 결과, 정찰위성 관제권은 국방부가 행사하기로 했다. 수집된 정보는 군이 국가정보원과 과기부와 공유하기로 협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정찰위성을 개발하기 전 대북 감시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럽 업체에서 위성 4∼5기를 임대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해당 국가에서 난색을 표명해 성사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군은 독자개발 계획을 수립했다. 정찰위성사업(425사업)에 사업비 1조2214억원을 투입해 영상레이더(SAR)ㆍ전자광학(EO)ㆍ적외선(IR) 위성 등 5기를 확보하기로 한 것이다. 2017년 당초 설정한 위성 사진과 영상의 해상도와 전송 속도 상향 등이 보완된 작전운용성능(ROC)을 추가로 반영하기도 했다.


한편 아나시스 2호를 쏘아 올린 스페이스X는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민간 우주탐사기업이다. 지난 5월 30일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유인 우주선 '크루 드래건' 발사에 성공한 바 있다. 이번 발사에 사용된 팰컨9 로켓의 1단 추진체 B1058은 '크루 드래건'을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실어나를 때 활용된 것이다. 대서양에서 이 추진체를 회수해 아나시스 2호 발사에 재사용을 한 것이다. 스페이스X는 올해 들어 12차례 로켓을 발사했지만 고객 주문용 위성 발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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