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시장 진출 유망 품목은

최종수정 2022.09.26 15:59 기사입력 2020.03.10 10:27



[양문환 한국방위산업진흥회 해외사업팀장]한국방위산업진흥회(이하 ‘방진회’)는 방위사업청으로부터 일부 예산을 위임받아 해외전시회 및 시장개척활동을 주관하고 있다. 본 사업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의 제품 중 방산물자등에 해당하는 품목을 해외시장에 마케팅하는 활동이다. 통상 격년제로 개최되는 방산전시회는 전 세계적으로 수백여개 행사가 개최되는데 방위사업청의 승인을 통해 매년 10여개 내외의 해외 방산전시회에 한국관/중소기업관을 구성하여 수출유망 제품의 마케팅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인소팩(주)는 2000년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 벤처로 설립된 무선통신 전문업체이다. 임직원 대부분은 정보통신분야 엔지니어들로 구성되어 있다. 사업 분야는 민수, 방산 분야로 구분되며 2003년부터 2012년까지 해외 수출용 GSM 삼성 휴대폰을 개발(약 200여종)했고 2004년에 K2 전차 고속무선통신기로 방산업체 지정을 받았다.


인소팩(주)은 10여년간의 휴대폰 터키개발 경험으로 첨단 상용품 기술 개발 방안을 확보했으며, 이 기술은 방산제품 개발에 접목되어 군용제품의 성능을 업그레이드 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또한 해외 수출을 위한 미 유엔조달 등록, 해외 인증 획득 등을 활발히 진행하고 있고, 2014년에는 미 R사에 절충교역으로 무전기를 납품하기도 했다.


명함크기의 양방향 무전기인 ACRO-S의 경우 한국 프로축구협회, 프로축구연맹, 한국배구협회, 핸드볼협회, 태권도협회뿐만 아니라 태국, 인도, 미국 그리고, 축구의 종주국인 스페인에도 축구 심판용으로 활용중이다.


인소팩(주)의 제품군은 일반 무전기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하고 다양한 기능들을 가지고 있다. 외형적인 면에서는 명함 크기의 소형/경량(90g)화된 무전기(ACRO-S)부터 스마트폰(갤럭시 노트 II) 크기인 5인치 터치화면 무전기(ACRO-V), 헤드셋 모양의 무전기(ACRO-ANC), 그리고, 차량형 무전기(ACRO-MV)까지 종류가 다양하다.


기능면에서는 PTT키를 사용하지 않고 동시에 음성통신이 가능하며 문자를 보내고, GPS로 실시간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내장된 카메라로 사진을 찍어서 보내는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이 있다. 그리고 헤드셋 형상의 무전기는 시끄러운 환경에서 사용하는 소음방지 헤드셋 모양인데 소음방지 기능뿐만 아니라 통신 기능이 내장되어 있어서 별도의 무전기 없이 헤드셋만으로도 양방향 통신(full duplex)이 가능하다는 점이 큰 차이점이다. 일반적으로 시끄러운 환경에서 통신이 필요할 때는 다른 무전기를 연결해서 사용해야 한다.


소음방지 헤드셋은 노이즈캔슬링(Noise Cancelling) 기술로 외국산 제품에 의해 시장이 장악되었는데 인소팩(주)의 헤드셋 무전기(ACRO-ANC)는 소음 방지 기능에 통신 기능까지 포함되어 있어 해외 시장경쟁력이 확보됐다.


이런 경쟁력은 전차, 장갑차와 같은 기동화력 분야에서 무선 인터컴으로도 사용할 수 있어서 유선 인터컴의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기능은 무전기임에도 휴대폰처럼 동시에 양방향 통신(full duplex)이 가능해서 PTT(Push To Talk)를 사용해야 하는 단방향(half duplex) 무전기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고, 통신이 잘 되지 않는 건물 내 / 지하 시설 / 계곡 등에서는 Ad-hoc 중계를 통해서 통신 불량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BT, Wi-fi, LTE 연동 기능 등으로 사용자가 목적에 맞게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익숙한 UI(사용자환경, User Interface) 구조로 되어 있어서 매뉴얼 없이도 바로 제품을 사용할 수 있는 부분도 큰 장점이다. 통달거리 면에서도 팀원끼리 외부 노출이나 감청 등을 피하기 위해서 좁은 반경 내에서만 통화가 필요한 경우와 작전 반경이 넓어서 멀리까지 통화가 필요한 경우 등 여러 상황에 맞게 모드 변환이 가능하다. 물론 장거리 통화 시에는 증폭기 등이 추가로 필요하다.


활용면에서는 하나의 무전기로 분대망과 소대망 두 개의 망을 사용할 수 있다.(ACRO-PRR2, ACRO-WING) 여러 개의 무전기를 휴대하지 않아도 되어서 전투하중이나 구매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며, 주파수 획득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아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된다.


통신제품의 해외 수출시 어려움은 국가마다 다른 주파수 대역, 다른 인증 규격이다. 수출하고자 하는 국가의 기준에 맞춰서 디자인은 동일하지만 하드웨어, 소프트웨어는 새로이 개발하는 개념이 적용되어야 한다.


인소팩(주)의 해외 시장 진출의 강점은 맞춤형 소프트웨어가 가능해 사용자가 원하는 기능을 제공할 수 있다. 나라마다 요구사항이 다르지만 구매 후 업그레이드도 가능해 해외 바이어의 큰 호응을 얻고 있고, 각 사용처마다 독자적인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보안측면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 이 부분은 기술력이 없이는 어려운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또한 단품뿐만 아니라 시스템으로 제공이 가능해서 수요처에서는 원하는 성능을 위해서 Network Customizing도 가능하다.


필자는 수년전 모 국가기관(B기관)의 무전기 교체사업 소요를 확인하고 인소팩(주) 임직원들과 B기관을 방문한 적이 있다. 무전기 소개에서부터 중계방법 설계, 다양한 알고리즘 제시 등 B기관이 요구하는 대부분의 사항들을 충족시킬 수 있음을 확인시켜주었으나 입찰결과는 세계 굴지의 무전기 M사로 선정되었다. B기관으로부터 100% 통신이 가능하느냐는 애매한 질문에 인소팩(주)는 확신은 못한다고 답변했다. 무선 통신은 다양한 사유로 제한사항이 발생할 수 있는데 엔지니어들은 100%는 불가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M사의 영업맨들은 100%가 가능하다고 큰소리쳤다고 한다. 인소팩(주)는 영업력과 마케팅 능력 그리고 브랜드 가치에서 밀린 것이다.


최근 미국은 5G관련 산업에서 중국산을 배제하는 방침을 세웠다. 무선정보통신 분야는 Backdoor를 제품 속에 숨겨 사용자가 활용하는 정보가 원치 않는 곳으로 누출이 가능한데 주요 국가 기관이 외국산 제품을 사용한다면 치명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브랜드 가치에 치중해 외국산 제품을 고집한다면 기술 종속뿐 아니라 정보 종속/잠식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해외 바이어들은 국내에서 운용하지 않는 제품에 대해 절대로 신뢰하지 않는다.“너희 나라 군에서도 쓰지 않는 걸 우리가 뭘 믿고 구매하나?”라는 반응이다. ‘Made in Korea’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Operated in Korea’가 수반되어야 한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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