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KF-X 분담금 해결 보따리’ 들고 왔나

최종수정 2021.04.08 10:20 기사입력 2021.04.08 10:20

인니 ‘KF-X 분담금 해결 보따리’ 들고 왔나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프라보워 수비안토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이 방한하면서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의 분담금 문제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프라보워 장관은 전용기를 타고 전날 한국에 도착해 8일부터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그는 KF-X 시제기 출고식 행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2019년 장관 취임 이후 처음 방한한 그의 행보가 주목을 받는 것은 KF-X 사업 때문이다.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는 KF-X 분담금을 계속 내지 않는 등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총사업비가 8조8000억 원에 달해 단군 이래 최대 규모의 방위력 증강사업으로 통하는 KF-X는 일정 물량을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생산한다. 정부는 인도네시아를 발판으로 삼아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F-16보다 우세한 4.5세대급 전투기인 KF-X를 수출한다는 야심에 찬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분담금을 연체 중인 인도네시아가 만약 공동개발에서 손을 뗄 경우 정부의 수출 전략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국과 인도네시아는 총사업비를 공동 부담해 2026년까지 KF-X를 개발해 양산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이에 인도네시아는 전체 사업비의 20%인 1조7338억 원을 투자하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은 뒤 차세대 전투기 48대를 현지에서 생산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는 1조7338억 원을 개발 단계별로 분담하기로 했으나, 지난 2월까지 내야 하는 8316억 원 가운데 2272억 원만 납부하고 현재 6000여억 원을 연체한 상태다. 정부는 프라보워 장관 방한을 계기로 일단 분담금 문제를 해결하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인도네시아 측이 연체 중인 분담금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표명하느냐에 따라 공동개발 계속 참여 의지를 가늠해 볼 수 있어서다.


프라보워 장관도 방한 중 정부 고위 인사들과 접촉을 통해 인도네시아 측의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국 정부 인사들의 발언을 종합하면 분담금의 당장 해결은 불투명해 보인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측은 중장기적으로 수립한 방위력 증강사업의 상한액이 현재 초과했다는 반응을 보인다"면서 "국방중기계획에 따른 방위력 사업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KF-X와 같은 중장기 사업은 뒷순위로 밀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는 국방중계획계획에 따라 프랑스 다소의 라팔 전투기 구매를 우선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파자르 프라세티오 인도네시아 공군총장은 지난 2월, 올해부터 2024년까지 다양한 현대식 방위장비를 갖출 계획이며 이 중에는 F-15EX와 라팔 전투기가 포함돼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 보잉사의 F-15 계열 전투기 중 최첨단 버전인 F-15EX보다는 최근 인도가 36대 구매 계약한 라팔 전투기를 더 선호한다고 한국 정부 관계자가 전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프라보워 장관은 이번 방한 기간 자국의 입장 설명과 함께 한국 측의 의견도 들어본 뒤 연말께나 내년 초에 KF-X에 대한 최종 입장을 정하지 않겠느냐"고 전망했다.


더욱이 인도네시아는 한국에 무려 50억 달러(약 5조6000억 원)의 차관 제공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요청에 대한 한국의 반응도 KF-X 공동개발 계속 참여 여부에 영향을 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인도네시아 측에서 KF-X 분담금 비율을 20%에서 10%로 낮추고, 지급 시기도 2028년에서 2031년으로 늦추는 한편 현지에 생산시설 건설을 요청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방사청은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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