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살 입대한 6ㆍ25영웅 집으로

최종수정 2020.10.05 11:11 기사입력 2020.10.05 09:41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양낙규 군사전문기자]33살의 늦은 나이로 입대한 6ㆍ25전쟁 영웅이 돌아왔다. 주인공은 고(故) 민영승 하사(현 계급 상병).


5일 국방부에 따르면 민 하사의 유해는 2018년 6월 25일 발굴됐다. 2000년 4월 유해 발굴을 위한 첫 삽을 뜬 후 152번째 신원 확인이다.


1918년 6월 고양시 관산동에서 4남 1녀 중 차남으로 태어난 민 하사는 6ㆍ25 전쟁 발발 전까지 서울 종로에 있는 호텔에서 주방장으로 일했다. 25살에 결혼해 1남 1녀를 뒀다.


1951년 1월, 33살의 늦은 나이로 입대해 국군 제8사단 소속으로 6ㆍ25전쟁에 참전했다. 1951년 8월 21일 강원도 인제 서화리 일대에서 벌어진 노전평 전투에서 전사했다.


유엔군사령부와 공산군(북한ㆍ중국군)은 휴전회담을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고자 1951년 8월 9일부터 9월 18일까지 노전평 일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 강원 인제 서화리 축선과 인접한 고지군을 점령하기 위한 전형적인 고지 쟁탈전이었다. 8사단은 제16연대와 제10연대를 투입해 445∼1010고지를 점령했다. 그러나 방어에 유리한 지형지물이 없어 고지를 뺏고 뺏기는 공방전을 계속했다. 민 하사는 이 과정에서 전사했다. 정강이, 팔 부분의 뼈 등 유해 2점만 67년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아내 김민순 씨는 어려운 여건에도 생계를 유지하며 평생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안타깝게도 신원 확인을 불과 9개월을 앞두고 작년 12월 세상을 떠났다.


아들 민씨는 "아버지도 안 계시고 형제도 없이 어머니와 함께 어려운 환경에서 열심히 살고자 노력했다"면서 "작년에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바람에 아버지가 돌아오신 것을 못 보셔서 참 아쉽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과 협의를 거쳐 민 하사의 귀환 행사와 함께 국립현충원 안장식을 치를 예정이다.


국방부는 "6ㆍ25 전사자 신원 확인을 위해 유가족 DNA 시료 채취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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