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프트 공연 못간 미국 정치인, 티켓 재판매 규제법 만들어

최종수정 2024.05.09 09:35 기사입력 2024.05.09 09:35

티켓에 부과된 모든 수수료 공개
리셀러 티켓 1장 초과 판매 금지

미국 미네소타주에서 콘서트 티켓 재판매 규제 법안이 제정됐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콘서트를 구매하려다가 실패한 주의원이 발의했으며, 스위프트의 출생 연도와 앨범 제목을 따 법안 이름을 지었다.


세계적인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8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 등 외신은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가 지난 7일 스위프트의 인기 앨범 이름이자 스위프트의 출생 연도 숫자 '1989'를 붙인 법안 '하우스 파일 1989'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 법을 '테일러 스위프트 법'이라고 불렀다. '하우스 파일 1989'는 이듬해 1월 1일부터 시행된다.


이 법은 티켓 판매자가 기본 가격에 추가되는 모든 수수료를 처음부터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한다. 또 리셀러(재판매자)가 1장을 초과해 판매하지 못하게 하는 등 소비자를 보호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월즈 주지사는 "사기 티켓을 사지 않도록 소비자를 보호하고, 리셀러가 티켓을 모두 낚아채지 못하게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을 대표 발의한 민주당 소속 주의원 켈리 몰러는 2022년 스위프트 콘서트 티켓을 구매하려다 티켓 판매 사이트인 '티켓마스터'가 다운되는 바람에 티켓을 구매하지 못하게 된 피해자 중 한 명이었다. 당시 스위프트 콘서트의 인기가 치솟자 리셀러들이 티켓을 대량 사재기하기 위해 컴퓨터 '봇'을 돌려 동시 접속하면서 사이트가 수시로 다운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또 리셀러들이 이렇게 낚아챈 티켓은 티켓 재판매 사이트 '스텁허브' 등에서 3만5000달러(약 4780만원) 넘게 판매됐다. 스위프트 콘서트 티켓 평균 가격은 약 254달러(약 33만원)이다. 100배가 넘게 부풀려진 셈이다.


소비자들은 '스텁허브' 등 티켓 재판매 사이트에서 인기 있는 콘서트나 스포츠 경기 티켓을 사려고 결제할 때 숨어 있던 수수료가 추가로 붙으면서 당초 게시된 액면가보다 10배로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호소했다. 이 때문에 '하우스 파일 1989' 법안에 기본 가격에 추가되는 모든 수수료를 공개하도록 한 것이다.


한편 미 의회 상원은 지난해 티켓마스터를 상대로 반독점 청문회를 열기도 했으나, 이와 관련한 연방 법안은 제정되지 않았다. 외신은 미국에서 미네소타와 메릴랜드주 등 극히 일부 주만이 이런 티켓 소비자 보호법을 제정했다고 짚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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