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前 통역사 "계좌서 232억원 빼돌렸다"…유죄 인정 합의

최종수정 2024.05.09 14:10 기사입력 2024.05.09 08:31

14일 법원서 유죄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
약 56억원 소득 신고 누락·세금 미납도 인정
"오타니는 피해자…불법 도박 채무 변제 몰라"

불법 도박 채무를 갚으려고 미국프로야구(MLB)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로스앤젤레스 다저스)의 계좌에 손을 댄 혐의로 기소된 미즈하라 잇페이 전 통역사(40)가 혐의를 인정했다.


오타니 쇼헤이. [이미지출처=UPI연합뉴스]

9일 연합뉴스는 "미국 법무부가 오타니의 전직 통역사 미즈하라가 오타니의 은행 계좌에서 약 1700만달러(약 232억원)를 불법적으로 이체한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기로 검찰과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즈하라는 은행 사기 1건, 허위 소득 신고 1건을 유죄로 인정하기로 했는데, 은행 사기의 최대 형량은 징역 30년, 허위 소득 신고는 최대 징역 3년이다. 법무부는 "미즈하라가 오는 14일 법원에서 이 두 건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LA 다저스 기자회견에서 오타니 쇼헤이(오른쪽) 옆에 배석한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왼쪽).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앞서 미 캘리포니아 연방 검찰은 미즈하라가 202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오타니의 비밀번호를 이용해 오타니의 계좌에 접속했다고 전했다. 그 뒤 은행에 등록된 이메일 주소와 전화번호를 변경해 은행이 계좌 이체를 승인할 시 오타니가 아닌 자신에게 전화하게 했다. 또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개인 정보를 이용해 은행 직원과의 통화에서 24차례에 걸쳐 오타니를 사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수법으로 오타니의 계좌에서 총 1697만5010달러를 빼돌렸다.


미즈하라는 또 2022년 소득을 국세청(IRS)에 신고할 때 410만달러(약 56억원) 상당의 추가 소득을 누락하는 등 전체 소득을 신고하지 않았다. 이 때문에 114만9400달러(약 15억7000만원)의 세금, 관련 이자와 벌금을 추가로 납부할 의무가 있음을 인정했다.


검찰은 "오타니 진술과 휴대전화 기록 등을 토대로 오타니가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채무 변제를 알고 있었거나 관여했다는 증거는 없다"며 "오타니는 이 사건의 피해자"라고 밝혔었다. 마틴 에스트라다 연방 검사는 "피고인의 속임수와 절도의 규모가 엄청나다"며 "그는 오타니의 신뢰를 받는 위치에 있다는 점을 악용해 위험한 도박 습관을 이어갔다"고 이야기했다. 여러 외신은 미즈하라가 오는 14일 로스앤젤레스에서 재판받을 예정이며, 몇 주 안에 공식적으로 유죄를 인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구나리 인턴기자 forsythia26@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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