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하원의장 해임 불발...민주당도 "존슨 구하라"

최종수정 2024.05.09 08:17 기사입력 2024.05.09 08:17

미국 하원에서 공화당 강경파 의원이 추진한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해임 시도가 불발됐다.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 의원들은 물론, 소수당인 민주당 의원들까지도 공화당 소속인 존슨 의장을 지지하며 축출을 막아섰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마조리 테일러 그린 하원의원은 8일(현지시간) 본회의에서 자신이 발의한 존슨 의장 해임안에 대한 표결을 요구했다. 하지만 표결을 연기하는 안이 상정돼 투표 결과, 찬성 359표, 반대 43표로 가결됐다.


앞서 지난해 케빈 매카시 당시 하원의장 해임안 표결 때와 달리 민주당에서도 공화당 소속인 존슨 의장을 구하기 위한 표가 쏟아진 것이다. 민주당에서는 163명의 찬성표가 확인됐다. NYT는 "39명을 제외한 (민주당) 모두가 존슨 의장 축출 시도를 저지하기 위해 투표했다"고 전했다. 반면 축출 표결을 진행하자는 공화당 의원의 표는 단 11명에 그쳤다. 이날 그린 의원이 해임안 표결을 제안하자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미국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하이힐 신은 트럼프'로 불리는 강경 MAGA 성향의 그린 의원은 지난달 존슨 의장이 공화당 내 반대 의견이 컸던 우크라이나-이스라엘 패키지 지원 예산법 통과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해임 주장을 펼쳐왔다. 그린 의원은 전날 팟캐스트 워룸에서 "내가 요구하는 것은 간단하다. 우리는 공화당처럼 행동해야 한다"며 "정부가 정치에 이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존슨 의장과 협업해 관련 법안을 통과시킨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원내대표는 "축출 시도 시 존슨 의장을 구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들 사이에서도 지난해 매카시 해임 이후 지도부 공백 사태에 따른 피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존슨 의장 지지, 민주당의 보호 등을 이유로 존슨 의장이 해임에 이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랐다.


NYT는 앞서 매카시 해임을 주도했던 공화당 소속 맷 개츠 등 보수파 의원들조차 또 한번 의장을 해임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을 표명해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당시에는 민주당 의원들이 조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탄핵 조사를 추진한 매카시 끌어내기에 동참하면서 미 의회 역사상 첫 하원의장 해임사태로 이어졌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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