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300명, 집단병가 내고 잠수"…무더기 결항에 고객 불만 폭발

최종수정 2024.05.09 13:16 기사입력 2024.05.08 16:57

인도 저비용항공사 승무원들 집단병가
회사 처우에 불만품고 스마트폰도 꺼
국영항공사에서 타타 인수후 임금·처우 불만확산
이틀새 86편 무더기 결항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 사진 [사진출처=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

인도의 한 저비용 항공사에서 회사에 불만을 품은 기내 승무원 300여명이 집단으로 병가를 내고 스마트폰을 끄는 바람에 국내외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고객과 누리꾼들은 "집단병가를 낸 승무원들을 집단해고하라"며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8일 타임스오브인디아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Air India Express)의 국제선과 국내선 항공편 86편 이상이 항공사 승무원들이 대규모 ‘병가’에 들어간 후 7일(현지시간)부터 8일까지 대거 취소됐다고 보도했다. 월요일 저녁부터 몇몇 기내 승무원이 아프다고 보고하기 시작했고 객실 승무원이 충분하지 않아 고치, 코지코드(옛 캘리컷), 방갈로르를 포함한 여러 공항에서 다수의 항공편이 취소된 이후 사태가 확산했다. 항공당국은 갑작스러운 사고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는 성명을 통해 "기내 승무원 중 한 명이 아프다고 보고해 항공편이 지연되거나 취소됐다"면서 "사태를 파악하는 동시에 고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고객에게는 전액 환불 또는 일정 변경이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는 에어 인디아의 자회사로 운영 중인 저비용 항공사로 2022년 12월 인도 최대 재벌 중 하나인 타타그룹이 에어 아시아와 함께 투자한 에어 아시아 인디아의 지분을 완전히 인수하면서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와 에어아시아 인디아와의 노선망이 합쳐졌다. 에어 인디아는 인도 국영항공사로 직원들의 경우 국영기업에서 민간기업 소속으로 바뀌고 회사 합병과 노선 통폐합 등의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임금, 처우, 승진 등에 대한 불만이 커져왔다. 불만은 소유주인 타타그룹에 있었지만, 피해의 불똥은 항공사를 이용하려는 고객들에게 전가된 것이다.


가족같은 회사 분위기를 홍보하는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 홍보사진 [사진출처=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 직원노조(AIXEU)는 에어 인디아 회장에게 서신을 보내 " 항공사의 경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직원 처우에도 형평성이 결여돼 있다"며 "업무처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됐다"고 주장했다. 특히 "타타 인수 이후에 직원들의 불안과 불만이 커져간다"면서 "직업 안정성 보장, 급여 유지, 연공서열과 경험이 존중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갑작스러운 항공편 취소에 대해 고객들은 소셜미디어에 불만을 토해냈다. 한 누리꾼은 "에어 인디아 익스프레스의 서비스에 실망했다. 내 비행기는 방갈로르에서 델리까지 오후 11시 30분에 있는데, 공항에 도착하는 동안 승무원을 확인한 결과 2시간 지연된다고 했다. 지연에 대한 메시지는 전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차라리 집단해고를 해라. 이 사람들은 정부 업무 사고방식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서 "타타는 침몰하는 배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는데 이들은 협력하지 않는다"면서 "다른 직어업에 비해 높은 급여를 받는데도 욕심이 많고 국익을 고려하지 않는다. 신이 그들을 구원하게 해달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은 " 타타는 바보들을 제거해야 한다. 조직을 파괴하는 노동문화를 제거해야 한다"고 했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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