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속도 조절하는 美·유럽…다시 가속페달 밟는 中

최종수정 2024.05.09 07:46 기사입력 2024.05.08 11:57

SNE리서치 1Q 글로벌 전기차 시장 조사
판매량 20.4% 증가…중국이 56% 차지
미국·유럽은 연비 규제 완화 움직임
"중장기적 전동화 흐름은 유지" 전망

올해 1분기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이 작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이 1분기 전체 전기차 판매의 56%를 차지하며 시장을 이끌었다. 반면 그동안 고속 성장하던 유럽과 미국은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성장세 둔화가 나타나고 있다.


8일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분기(1~3월) 세계 각국에 등록된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 포함)의 총판매량은 313만9000대로, 작년 동월 대비 20.4% 증가했다.


기업별로 중국 BYD는 9.9% 늘어난 58만대를 팔며 1위를 차지했다. 점유율은 18.5%였다. BYD의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량(PHEV)을 제외한 순수 전기차 판매량은 약 29만대로 집계됐다.


미국 테슬라는 2.4% 감소한 41만3000대의 판매량으로 2위에 올랐다. 모델Y를 제외한 다른 라인업의 부진과 홍해 사태에 따른 인도 지연, 인근 송전탑 방화에 따른 베를린 공장 가동 중단이 판매량 감소로 이어졌다. 테슬라는 당초 2025년 하반기에 생산할 예정이었던 신규 저가 모델의 생산을 내년 초로 앞당길 계획이다.



3위에는 24만7000대를 판 중국 지리가, 4위에는 20만8000대를 판매한 독일 폭스바겐이 랭크됐다. 현대차그룹은 0.8% 줄어든 12만1000대의 판매량으로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 미국 스텔란티스에 이어 7위에 올랐다.


SNE리서치는 "주력 모델인 아이오닉5·6, EV6의 판매량이 부진한 결과"라며 "다만 신형 코나 일렉트릭, EV9의 글로벌 판매가 확대되고, 스포티지와 투싼 PHEV의 해외 판매량은 증가해 성장 동력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176만5000대의 판매량으로 56.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지난 2월에 춘제의 영향으로 성장률이 둔화했으나 3월 큰 폭으로 증가하며 고성장세를 이어갔다. SNE리서치는 "보조금 중단 이슈로 인해 판매량이 급감했던 작년 초와 달리 가격 경쟁력을 갖춘 경형 전기차 판매량이 증가,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서브 브랜드 출시로 인한 소비자 선택의 폭 확대, 신에너지차(NEV) 의무 생산 강화로 전기차 대중화가 본격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에 이어 유럽(73만1000대·23.3%), 북미(40만4000대·12.9%), 중국 제외 아시아(18만대·5.7%) 순으로 전기차가 많이 팔렸다.


유럽에서는 유로7(Euro7) 규제가 완화되고 도입 시점도 연기되면서 전기차 속도 조절론이 현실화하고 있다. 대통령선거를 앞둔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전기차 전환 속도 조절을 위해 배기가스 규제 강화 계획을 수정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을 비난하며 내연기관차에 집중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SNE리서치는 "당분간 전기차 수요 둔화 국면이 예상되나, 이는 점차 해소되며 중장기적으로 전동화 흐름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유럽의 내연기관 규제가 완화됐지만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내연기관 판매 금지 정책은 유효하며 PHEV와 하이브리드차량(HEV)으로는 판매 금지 정책에 대응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희종 기자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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