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데모스 치앙 개인전 'The Hidden Souls'·박상미 '둥근 위로 團圓風景' 外

최종수정 2024.05.07 09:42 기사입력 2024.05.07 09:42

편집자주이주의 전시는 전국 각지의 전시 중 한 주간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하고 매력적인 전시를 정리해 소개합니다.
짙은 하루, 53x35.5cm, 장지에 수묵 채색, 2024 [사진제공 = 이화익갤러리]

▲박상미 개인전 '둥근 위로_團圓風景' = 이화익갤러리는 박상미 개인전 '둥근 위로_團圓風景'을 선보인다. 무채색의 수묵과 원색적인 색채를 대비적으로 사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하고 있는 작가는 기존의 자연에 대한 사유를 근간으로 독창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는 동시대에 형성된 공간에서 자연을 언급하는 방식을 취하고, 각 개인의 역사에 기반 된 상황과 감정을 일상 속 장면에 개입하여 식물로 대변된 평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의 작품 중심에는 무채색의 식물이 존재한다. 수묵의 식물은 다양한 색감으로 구성된 공간 속에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서 화폭 위에 무채색의 식물과 공간, 그리고 색감 세 가지 요소가 조화롭게 어우러지는 상생의 장면을 연출한다. 이러한 작품 속 ‘공존’의 모습은 자연과 공간을 통해 드러나는 장면과 공기, 그리고 감정들을 통해 따뜻한 안부와 위로를 보내며 조화로움의 길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먹의 깊은 맛이 살아있는 식물과 어우러진 차분하고 편안한 색채와 구도는 잔잔한 위로와 위안을 선사한다.

머문 자리_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식될 자세, 120x170cm, 장지에 수묵 채색, 2024 [사진제공 = 이화익갤러리]

작품 속 ‘공존’은 결국 ‘조화로움’을 의미하고, ‘조화(調和)’의 방향에 대한 질문을 제시한다. 도시라는 장소, 그리고 그 장소에서 경험했던 기억들과 그로 인한 흔적들이 조형적 표상이 되어 드러난다. 자연과 공간을 통해 드러나는 장면과 공기, 그리고 감정들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통해 따뜻한 안부와 따뜻한 위로를 보내며 조화로움에 대해 질문한다. 오늘의 무엇이 조화로웠는가에 머무는 것이 아닌 보다 조화로운 삶을 살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떠올리게 된다.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바삐 흘러가는 삶 속에 눈길을 주지 않았던 가로수, 화분, 잡초들까지도 그냥 지나치지 않고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의 시선 덕분에 관객은 식물이 건네는 말 없는 위로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된다. 전시는 23일까지, 서울시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은 대만 작가 데모스 치앙의 한국 첫 개인전 'The Hidden Souls'를 개최한다. [사진 =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

▲데모스 치앙 개인전 'The Hidden Souls' = 화이트스톤 갤러리 서울은 대만 작가 데모스 치앙의 한국 첫 개인전 'The Hidden Souls'를 개최한다. 대대로 학문적 배경이 깊은 대만 가정에서 태어나 서양에서 교육받은 작가는 동서양 문화의 현대적 융합을 바탕으로 새로운 문인서화 스타일을 선보인다.


대만 중화민국 총통 장개석의 증손자인 작가는 강렬한 색상과 유동적인 선으로 묘사한 민첩한 신화적 동물들을 통해 세상에 대한 깊은 관찰과 철학적 성찰을 담아낸다. 2021년에는 ‘청두 비엔날레 ? 슈퍼 퓨전’에서 주요 전시 작가로 초대받았으며, 당시 선보인 설치 작품으로 높은 예술적 평가를 받았다.


작가는 페인트, 아크릴, 잉크를 주재료로, 뿌리기(Splashing), 긁기(Scraping) 기법과 함께 여러 서양 기법을 채택하여 다양한 텍스처와 풍부한 레이어를 만들어낸다. 특히, 회화 작품 속에는 동물과 함께 영어로 새겨진 시들이 나타나는데, 이는 중국의 문인화와 서예 전통을 계승한 작가의 대표적이고 독창적인 화풍으로 볼 수 있다.

데모스 치앙 전시 포스터. [사진제공 = 화이트 스톤 갤러리 서울]

또한, 과거 유명 디자이너로 활동하며 공공미술 프로젝트를 진행했던 그는 조각 작업을 통해 삶과 시간의 덧없음을 탐구하며 작품에 깊이와 의미를 부여한다. 이번 전시에서 그는 특히 용, 유니콘, 그리고 검은 백조와 같은 영적인 동물들을 통해 내면의 깊은 울림과 감정의 세계를 탐색하며, 쉽게 간과되거나 잊힌 삶에 깊이 숨겨진 힘을 은유적으로 나타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전시는 6월 9일까지, 서울 용산구 소월로 화이트스톤 갤러리.


눈-내가 온 길, 2020, 한지에 수묵채색, 204X295cm [사진제공 = 성북구립미술관]

▲성북구립미술관 기획전 '유근택: 오직 한 사람' = 성북구립미술관은 2003년부터 20여년간 성북동에 거주하며, 성북을 작품의 배경이자 삶의 터전으로 삼은 한국 현대미술의 대표적인 작가 유근택과 기획전시 '유근택: 오직 한 사람'을 진행한다. 성북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중견 작가 연구의 목적으로 성북구립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동양화와 목판의 관계성에 주목하여 유근택의 목판에 관한 작업관과 그 세계를 조명하는 첫 전시다.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1980년대 후반에 제작된 초기 작품부터 2024년 최신작까지, 시기별 상징적인 주요 목판 작품(목판 원판, 목판화, 목판을 파내고 나온 나무 부스러기로 다시 만든 오브제 등) 140여 점을 포함하여 성북의 풍경을 만끽하게 하는 300호 이상의 대형 신작 시리즈, 그리고 미발표 작업을 포함한 15점의 회화 작품을 소개한다.

밤-빛, 2013, 목판, 25×35cm [사진제공 = 성북구립미술관]

아주 사소한 일상의 장면을 다루며 현시대의 단상을 심도 있게 담아온 작가의 작품은 인간에 관해 성찰하게 한다. 사람은 오롯이 한 사람으로 존재하지만, 동시에 여러 사람과 공기와 시간과 시대 가운데 이 모든 것을 담고 사는 그릇과도 같다. 일상의 사물, 자연과 도시의 모습, 가족과 주변의 사람, 그리고 나무 한 그루, 꽃 한송이, 파도의 물결까지 하나하나의 장면을 담고 산다.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여든, 오도카니 서 있는 공간으로서의 미술관을 상상했다. 풍경에서부터 가족과 사람들, 그리고 인간의 심리에 이르기까지 여러 사회적 단면이 담긴 작가의 작품을 통해 세대와 세대를 가로질러 존재하는 ‘한 사람’의 생애와 이를 둘러싼 장면을 소개한다. 전시는 6월 23일까지,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성북구립미술관.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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