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열기 시들해지나…상장 첫날 상승률 낮아져

최종수정 2024.05.07 14:25 기사입력 2024.05.07 06:35

이달 들어 민테크·디앤디파마텍 상장
상장 첫날 평균 상승률 16.6%
지난달 99.8% 대비 부진

이달 국내 주식시장에 직상장한 민테크와 디앤디파마텍이 상장 첫날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높은 상승률은 기업공개(IPO) 공모주 청약 경쟁률을 높인 흥행 요소다. 올해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꼽히는 HD현대마린솔루션까지 상장 첫날 기대 이하의 상승률을 보인다면 IPO 시장 열기가 다소 누그러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민테크와 디앤디파마텍의 상장 첫날 평균 상승률은 16.6%다. 지난달 상장한 2개사 평균 상승률 99.8% 대비 83.2%포인트 낮아졌다. 올해 1분기 신규 상장사의 공모가 대비 상장일 종가 평균 수익률은 119.9%였다. 올해 5월 수익률이 유독 부진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일 상장한 민테크는 배터리 진단업체다. 전기화학 임피던스 분광법(EIS)과 인공지능(AI) 기술을 융합한 3세대 배터리 진단 기술을 국내 최초로 상용화했다. 매출액은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한 2019년 13억원에서 지난해 173억원으로 증가했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성일하이텍 등으로 진단 장비 및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지난달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 동안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는데 증거금으로 6조원 이상 몰렸다. 경쟁률은 1529 대 1을 기록했다.


상장 전까지 흥행몰이에 성공했으나 상장 첫날 주가는 기대에 못 미쳤다. 공모가 1만500원으로 상장해 1만6000원까지 올랐다가 1만288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당일 코스닥 지수는 0.22% 내렸다.


민테크보다 하루 앞서 상장한 디앤디파마텍은 상장 첫날 5만390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상승 폭을 대다수 반납하고 3만65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공모가 3만3000원 대비 10.6% 오른 가격이다.


2014년 설립한 디앤디파마텍은 GLP-1 계열 펩타이드를 활용한 만성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경구용 비만 치료제와 주사용 지방간염(MASH) 치료제 등 다수의 GLP-1 기반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GLP-1(Glucagon-like peptide 1)은 음식 섭취 시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의 일종으로 인슐린 합성 및 분비 증가, 글루카곤 분비 억제, 소화 흡수 과정 지연의 기능을 한다.


디앤디파마텍은 이란과 이스라엘의 분쟁 소식으로 주식시장이 요동쳤던 시기에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을 진행했다. 지난달 12일부터 18일까지 5영업일 동안 국내외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뒤 공모가를 3만3000원으로 확정했다.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인 2만6000원 대비 26.9% 높은 수준이다.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에는 증거금만 7조원 이상 몰렸다.


수요예측과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했던 민테크와 디앤디파마텍의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은 눈높이를 충족하는 데 실패했다. 공모가 거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상장 첫날 수익률 부진은 청약 경쟁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IPO 시장은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올해 들어 4개월 연속으로 공모가 희망범위 상단을 초과해 공모가를 확정한 비율은 100%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중 100%를 연속 4개월 이상 기록한 것은 역대 한 번 있었다"며 "2020년 12월부터 2021년 4월까지 5개월간 공모가 상단 이상 확정 비율 100%를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상장 첫날 상승률 부진이 이어진다면 공모주 투자자 눈높이가 낮아질 수 있다"며 "공모주 청약 증거금 25조원을 끌어모은 HD현대마린솔루션 상장 첫날 주가 흐름이 IPO 시장 분위기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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