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때문에 남아있는 것"…차마 휴진할 수 없다는 외과교수

최종수정 2024.05.05 15:02 기사입력 2024.05.05 13:20

정부의 전향적 자세 촉구

전국의 의과대학 교수들의 주 1회 휴진 예고가 잇따르고 있지만 상당수는 현장을 떠나지 못한 채 진료를 이어가고 있다.


이도상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

5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장인 이도상 서울성모병원 대장항문외과 교수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아니라 환자 때문에 남아있는 것"이라며 “환자를 돌려보낼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 교수는 "내가 비대위원장이고 교수협의회장이지만 (휴진 권고를) 못 지켰다"며 "(휴진을) 결정했더라도 환자가 먼저다 보니 어쩔 수가 없다. 다른 교수들도 비슷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는 이달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와 비응급 수술의 휴진을 권고했지만 대부분의 교수가 현장에서 평소처럼 진료했다.


이 교수는 "환자는 생명이 왔다 갔다 하는데 내가 그들을 저버릴 수는 없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병원을 오는 환자들을 안 볼 수도 없는 일"이라며 "서울성모병원의 특성상 지역 등에서 2차 병원에서 못 본다며 3차 병원으로 가보라는 말을 들은 환자들이 많이 찾아오는데 내가 진료를 안 하면 환자들이 어디로 가느냐. 더 갈 곳이 없어지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환자를 위해서라도 교수들의 휴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의사들이 (정부랑) 싸우니까 이런 행동을 하는 걸로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만, 우리는 싸우려고 휴진을 결정한 게 아니다"라면서 "이래야만 환자를 계속 볼 수 있고 쓰러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의 전향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이 교수는 "양질의 의학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시설, 교원 등 인프라를 구축하고 개선하는 게 먼저여야 하는데 정부가 의사의 수부터 얘기했다. 잘못된 순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건 의대생도 전공의도 아닌 정부"라고 말했다.



임춘한 기자 cho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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