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상병 사건 '尹 격노 발언' 김계환 사령관, 출석 14시간 40여분 만에 조사 마치고 귀가

최종수정 2024.05.05 10:17 기사입력 2024.05.05 01:02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4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한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중장)이 출석한 지 14시간 40여분 만에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4일 오전 9시42분께 공수처에 출석한 김 사령관은 오후 10시25분께까지 조사를 받은 뒤 2시간 정도 조서를 열람하고 5일 새벽 0시25분께 귀가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4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는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김 사령관은 이날 오전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수사 외압이 없었다는 입장은 여전한가', '변호사를 대동하지 않고 출석한 이유가 무엇인가' 등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답변도 남기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이대환)는 이날 2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질문을 준비해 김 사령관에게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어떤 지시를 받았는지, 윤석열 대통령 격노 발언을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전달한 사실이 있는지 등을 캐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사령관은 이날 변호인의 조력을 받지 않고 조사에 임했다. 점심과 저녁 식사는 모두 공수처 청사 내에서 해결했다.


해병대 최고 지휘관인 김 사령관은 지난해 7∼8월 채상병 사망 사건을 초동 조사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에게 윗선의 외압이 가해지는 과정에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박 전 단장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 간부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경찰에 이첩하려 했는데, 이를 보류시키고 혐의자를 2명으로 줄이는 과정에 김 사령관이 관여했고, 배후에 대통령실 등 윗선의 개입이 있었다는 게 의혹의 골자다.


박 전 단장은 윤 대통령의 격노로 수사 외압이 시작됐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김 사령관은 지난 2월 중앙군사법원에서 열린 박 전 단장 항명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그 같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한 바 있다.


지난해 8월 박 전 단장과 더불어민주당이 이 전 장관 등을 공수처에 고발했고, 공수처는 올해 1월 김 사령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에 대한 포렌식 작업을 마친 공수처는 지난달 26일과 29일 두 차례에 걸쳐 유재은 국방부 법무관리관을 소환조사했고, 지난 2일에는 박경훈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 직무대리를 소환해 조사했다.


공수처는 김 사령관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한 후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할 것으로 보인다.



최석진 법조전문기자 csj040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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