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2인자' 괴링 은신처서 의문의 유골 5구 발굴

최종수정 2024.05.02 21:22 기사입력 2024.05.02 21:16

폴란드 켕트신 위치 일명 '늑대소굴'
성인남녀 외 어린이·신생아 유골도

아돌프 히틀러의 최측근으로 나치 2인자였던 독일 군인 헤르만 괴링(1893~1946)의 옛 은신처에서 손과 발이 없는 유골 5구가 나왔다.


2일(현지시간)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 등은 최근 독일·폴란드 아마추어 고고학자들이 폴란드 동북부 켕트신(독일명 라스텐부르크)에 있는 나치 야전사령부 주거지역에서 유골 5구를 발견해 당국에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발견된 유골은 성인 남성 2명과 여성 1명, 사망 당시 10세 전후 어린이, 신생아 등 5구로 모두 손과 발 뼈는 발견되지 않았다. 또 이들의 옷가지나 장신구 등이 발견되지 않은 점으로 볼 때 이들은 벌거벗은 채 매장된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손발 뼈가 부식됐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폴란드 동북부 켕트신에 있는 과거 나치 야전사령부 '늑대소굴'의 모습[이미지출처=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늑대 소굴(독일어 Wolfsschanze)'로 불리는 이곳은 2차 세계대전 당시 히틀러의 개인 동부전선 지휘본부였던 곳이다. 이는 독일과 점령지 전역에 산재해 있던 22개 지휘본부 중 하나다. 나치 사령부는 이미 철저히 조사돼 1950년대부터 매년 20만명이 넘는 관광객과 아마추어 역사가가 방문하는 장소다. 연구진은 괴링 주거지의 나무 바닥을 뜯어보니 깊이 10~20㎝ 지점에서 유골이 나와 경찰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폴란드 검찰은 유골의 매장 시기와 경위를 수사하고 있다. 연구진은 이곳이 2차 세계대전 이전 묫자리였을 가능성, 전쟁 중 민간인이 출입 금지 구역에 들어갔다가 살해됐을 가능성 등 여러 가설을 내놓았다. 당시 나치는 야전사령부 주변에 지뢰 5만개 이상을 매설해놓은 것으로 전해진다.


히틀러와 괴링 등 나치 수뇌부는 1941년 켕트신 숲속에 업무·주거용 건물 100여 채로 구성된 야전사령부를 차려놓고 전쟁을 치렀다. 히틀러는 2차 세계대전 기간 786일을 이곳에서 지냈고 1944년 7월 클라우스 폰 슈타우펜베르크 대령은 이곳에서 서류가방으로 위장한 폭탄으로 히틀러 암살 시도를 했으나 실패하기도 했다. 히틀러의 오른팔이었던 괴링은 나치 비밀경찰 게슈타포를 창설한 인물이다. 그의 최종계급은 제국원수 겸 공군최고사령부 최고사령관으로, 그는 종전 이듬해인 1946년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괴링은 자신의 사형 방법이 군인의 사형 방법인 총살형이 아니라 교수형으로 결정되자 집행 전날 감방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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