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시부야에 버려진 세븐틴 앨범더미…포토카드 때문?

최종수정 2024.05.03 07:16 기사입력 2024.05.02 19:33

'마음껏 가져가라'며 쌓아뒀으나 결국 폐기돼
포토카드·응모권 때문에 앨범 대량구매

일본 도쿄 번화가에 한국의 인기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앨범이 대량으로 버려진 모습이 포착돼 화제다.


지난달 30일 일본의 누리꾼 A씨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세븐틴 앨범 수십 장이 박스째 쌓여있는 길거리 사진을 올렸다. 그는 "시부야 파르코 쪽에 '마음껏 가져가세요'라는 문구와 함께 세븐틴 앨범이 대량으로 쌓여있다"고 전했다. 이후 X에 올라온 다른 게시물들은 후속 상황을 전했다. 앨범이 쌓인 장소에는 '사유지에서 물건을 판매하거나 배포하는 행위를 하다 발견되면 즉시 경찰에 신고하겠다. 감시 카메라가 작동 중'이라는 내용의 경고문이 붙은 데 이어 쌓여있던 앨범들은 모두 쓰레기봉투에 담겨 다른 곳으로 옮겨졌다.

일본 시부야 거리에 쌓여있는 아이돌 그룹 '세븐틴'의 앨범[이미지출처=사회관계망서비스(SNS) 캡처]

가수들의 새 앨범이 대량으로 버려지는 주된 이유는 포토카드와 이벤트 응모권 때문이다. 앨범에 들어있는 포토카드는 보통 수십 종에 이르는데 랜덤으로 제공하기 때문에 팬들은 이를 모으기 위해 앨범을 대량으로 구매하기도 한다. 이처럼 포토카드 등을 목적으로 앨범을 구입한 팬들은 주로 앨범을 기부하거나 버린다.


이는 K-팝 산업의 고질적인 병폐 중 하나로 지난달 25일 민희진 어도어 대표도 기자회견에서 이 문제에 관해 언급했다. 그는 "랜덤 카드 만들고, 밀어내기 하고 이런 짓 좀 안 했으면 좋겠다"는 소신 발언으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았다. 이어 민 대표는 하이브를 겨냥해 "단순히 녹는 종이, 이게 무슨 말장난인가. 종이는 다 녹는다"며 "차라리 앨범을 덜 찍어야지"라면서 앨범 대량 구매를 부추기는 구조적 문제도 함께 지적했다.


현재 K-팝 시장에서는 음반의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포토 카드 같은 '미끼 상품'을 넣는 것 외에도 이른바 '밀어내기' 의혹도 꾸준히 제기된다. 밀어내기란 중간 판매상에게 음반 물량 일정 부분을 구매하게 해 판매량을 올리는 방법으로, 중간 판매상은 이 물량을 소진할 때까지 멤버들을 직접 동원하는 팬 사인회 등을 연다. 이런 악순환으로 결국 가수도 여러 행사로 지치고 팬들은 같은 음반을 계속 구매하는 부담을 가지게 된다.

세븐틴[사진출처=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연합뉴스]

한편 한터차트는 지난달 29일 발매한 세븐틴의 베스트앨범 '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27 IS RIGHT HERE)'가 발매 당일 226만905장이 판매됐다고 밝혔다. 이는 한터차트 기준 K-팝 가수 베스트앨범 사상 발매 첫날 최다 판매량 신기록이다. 또 일본 오리콘이 1일 발표한 데일리 앨범 랭킹(4월30일자)에서도 '세븐틴 이즈 라이트 히어' 앨범은 판매량 25만5979장으로 정상에 올랐다. 세븐틴은 오는 18~19일 일본 오사카 얀마 스타디움 나가이, 25~26일 가나가와 닛산 스타디움에서 일본 공연을 갖는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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