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태우 장남 "5·18 폄훼한 회고록, 개정판 때 광주시민 의견 반영할 것"

최종수정 2024.05.02 16:43 기사입력 2024.05.02 16:42

5·18민주묘지 참배 후 "광주시민 의견 새겨듣고 있다"

고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노재헌(58) 동아시아문화센터 원장이 5·18민주화운동 44주년을 앞둔 2일 비공식 일정으로 광주를 찾아 오월 영령에 참배했다. 연합뉴스는 노 원장이 참배 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5·18민주화운동의 진압 당위성을 언급한 부친의 회고록 개정에 대해 "개정판을 출간할 때 광주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자 한다"고 한 발언을 보도했다.


2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재헌씨가 무명열사 묘를 참배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개정판 제작 시기는 특정하지 않았지만 “가능한 한 빨리하고 싶은 게 저희 바람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회고록(2011년 8월9일 발간)에 '광주사태의 진범은 유언비어였다고 생각한다'고 적어 유혈 진압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또 5·18이 '광주 사태'로 명시됐으며 5·18 당시 광주시민들이 '경상도 군인들이 광주시민들 씨를 말리러 왔다'는 말에 현혹돼 계엄군에 맞섰다고 적혀 있다.


이 밖에 회고록엔 불가피하게 무장(집단발포 이후인 1980년 5월 21일 오후 1시30분 최초)에 나섰던 시민들을 '무기고 약탈'로 폄훼하거나 계엄 확대를 정당화하는 내용이 담기기도 했다. 이후 회고록 개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지난해 노 원장이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 "바로잡겠다"고 분명하게 약속한 바 있다. 다만 올해는 명확한 시기나 단정적인 표현보다는 에둘러 수정의 뜻을 전하기만 했다.


5·18 참배하는 노재헌 원장 [사진출처=연합뉴스]

한편, 노 원장은 이날 참배에 앞서 방명록에 '오월영령들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민주 화합 번영의 대한민국을 만드는 그 날까지 굽어 살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어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아 7개의 묘에 헌화 후 각각 무릎을 꿇고 묵념했다.


또 김형미 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오빠인 김형영 열사 묘와 이명자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의 남편인 정동년 전 5·18기념재단 이사장 묘역도 찾아 참배했다.


그의 참배는 올해로 8번째다. 노 원장은 지난 2019년 8월과 12월, 2021년 4월과 5월,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인 그해 12월과 2022년 10월, 2023년 5월 등 이전까지 총 7회 광주를 찾았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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