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만보]허균 흔적 따라 걸어볼까…'강릉 바우길 4코스'

최종수정 2024.05.03 07:44 기사입력 2024.05.03 06:00

총 15.7㎞…예상 소요 시간 6시간
명주군왕릉에서 사천진 해변공원까지

강원도의 산천을 담은 '바우길'은 자연적이며 인간 친화적인 산책 코스다. 강릉 바우길 4코스는 명주군왕릉을 시작으로 해살이마을, 현평교, 허균 시비 입구를 지나 사천진 해변공원에 도착하도록 구성됐다. 약 6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총 길이 15.7㎞의 코스로 난이도는 중간 정도다.



사천 둑방길을 걷는 4코스는 백두대간의 줄기에서부터 푸른 동해까지 나아가는 길이다. 강릉 사천면 교산은 허균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교산은 산 모양이 구불구불해 마치 용이 되지 못한 이무기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허균은 자신의 호를 교산이라 지을 정도로 고향을 사랑했다. 자신이 쓴 책의 주인공 홍길동과 같이 새로운 나라를 만드는 꿈을 꾸기도 했다. 굽어진 산세를 바라보며 용이 돼 승천하지 못한 허균의 생을 되새기며 걸어본다.


출발은 명주군왕릉에서 임도를 따라 동쪽으로 내려가면 된다. 양옆으로 펼쳐진 큰 소나무들과 함께 하다 보면 임도가 끝나는 지점에서 두릅으로 유명한 사천 해살이 마을을 만날 수 있다. 해살이 마을 이름의 유래는 창포 풀에서 비롯됐는데, 창포는 볕이 들기만 해도 잘 자란다고 해서 해살이 풀이라고 불린다. 또 여러 증상에 도움을 주는 효능이 뛰어난 약초라 해답이 풀이라 불리기도 한다.


해살이 마을을 벗어나 사천 둑방을 따라 걷다 보면 갈골 한과 마을 표지가 보인다. 사천면 노동중리는 갈대가 많아 갈골으로 불렸는데 요즘엔 한과 마을로 더 유명해졌다. 130년 전부터 마을에서 이어져 내려온 전통 과줄 기술의 명맥을 이어 마을 전체가 한과를 생산하게 됐다. 과줄은 한과의 옛 명칭이다. 사천에서는 특이하게 한과를 기름이 아닌 깨끗한 모래를 달구어 튀겨내기도 한다.


한과 마을을 지나 7번 국도를 지하도로 건너면 강릉에서 보기 드문 드넓은 벌판이 펼쳐진다. 강릉을 대표하는 쌀 생산지인 하평뜰이다. 이곳을 지나면 교산 허균의 외가이자 생가가 있던 애일당 마을을 만날 수 있다. 흔적을 찾아볼 수는 없지만 그 터는 오대산 정기를 이어받은 명당 중 명당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 뒤편 언덕에는 '교산 시비'가 세워져 있다. 시비에 서면 푸른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허균의 흔적을 되짚어보며 좀 더 걷다 보면 오늘 코스의 종착점인 사천진 해변공원에 다다르게 된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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