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본 갭투자' 빌라·오피스텔 400채 매수…보증금 110억원 챙긴 전세사기 일당 검거

최종수정 2024.05.02 12:00 기사입력 2024.05.02 12:00

'무자본 갭투자' 방식으로 주택 수백채를 매수해 110억원대 전세사기를 친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전세사기 범행 구조도.[이미지출처=서울경찰청]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형사기동대는 범죄집단조직·활동, 사기 등 혐의로 119명을 입건하고 이 중 6명은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수도권 일대의 빌라·오피스텔 428채를 매수해 임차인 75명에게서 전세보증금 110억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총책 A씨는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와 오피스텔의 전세가가 매매가보다 높아지는 역전세 상황으로 무자본 갭투자 거래가 횡행한다는 점에 주목해 범행을 계획했다.


A씨는 지인을 모아 전세 사기 조직을 결성한 뒤 부장단에게는 명의 대여자와 매물을 관리하도록 했다. 직원들에게는 매물 광고와 전세 계약 체결 업무 등을 맡겼다. 이후 부동산중개업자들과 결탁해 자본금 없이 전세보증금만으로 주택을 매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일당은 전세보증금을 실제 매매대금 보다 부풀려 계약을 체결한 뒤 남은 차액은 리베이트로 챙겼다. 리베이트는 중개업자와 명의대여자, 컨설팅업자 등에게 배분됐으며 일부는 소유권 이전을 위한 취득세 등의 비용으로 사용됐다. 전세 계약 과정에서 이 같은 사실은 임차인에게 고지되지 않았다.


이들은 또 임차인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대위변제를 받아 공실이 된 건물도 월세로 돌려 지속적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해당 조직이 소유한 주택 75채를 몰수보전하고 부장단 5명에게 돌아간 리베이트 수익금 4억3000만원을 추징보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국토교통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해 전세사기 등 부동산 관련 범죄에 대한 수사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기자 jelee0429@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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