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연체율 0%대…카드·캐피탈 통틀어 가장 낮아

최종수정 2024.04.30 09:18 기사입력 2024.04.29 17:22

"2022년부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 나서"

고금리 장기화 속에 카드·캐피털사 등 여신전문금융업계 자산 건전성이 크게 악화한 가운데 현대캐피탈은 연체율 0%대를 유지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의 총 연체율은 0.95%, 30일 이상 연체율은 0.92%에 그쳤다. 여전업체들 중에서 캐피털사뿐 아니라 전체 전업 카드사들에 견줘서도, 기업금융을 전문으로 하는 현대커머셜(0.7%)을 제외하고 가장 낮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전업 카드사 8곳(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하나·BC·우리카드)의 평균 연체율은 1.63%로 집계됐다. 2022년 말(1.20%)보다 0.43%포인트 높아져 연체율 상승세가 가파르다. 카드사별 연체율은 2.00~0.97%(현대카드) 순이다. 현대카드를 제외한 모든 카드사 연체율이 2022년 대비 일제히 악화했다. 올해도 고금리로 인한 조달금리 상승과 내수 부진으로 카드사들의 연체율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캐피털사의 연체율도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고금리에 차주의 상환 여력이 악화하며 연체율이 상승한 것이다. 캐피털사가 공격적으로 투자 규모를 늘려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까지 겹쳐 캐피털 연체율은 지난해 2분기부터 1%대 중반 수준까지 올라와 있다.


현대캐피탈의 연체율이 낮은 건 유동성 위기가 불거지기 전부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은 2022년 8월 자체 연체율 지표는 안정적이었지만 주요 거시경제와 신용시장 지표 등이 위험 수준을 넘어섰다고 판단, 전사에 ‘신용위기 1단계'를 선포했다. 이후 개인금융 부문에서 연체 가능성이 높은 무담보 순수 신용대출의 비중을 줄여나가는 대신 우량고객 확보에 집중했다. 또한 채권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4개 지역본부를 신설하고 정교한 인공지능(AI)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며 위기에 대비했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판매를 지원하는 금융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터라 비교적 신용도가 낮은 고객에게도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낮은 연체율은 리스크 관리의 악조건 속에서 이뤄낸 결과”라고 평가했다.




전영주 기자 ang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