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베이징 깜짝 방문…자율주행車 출시 청신호(종합)

최종수정 2024.04.29 05:02 기사입력 2024.04.29 05:02

인도 방문 취소한 지 일주일 만에 방중
리창 총리 면담…中 데이터 안전 검사 통과
中 FSD 출시로 실적 악화 돌파구 모색

전기차 판매 부진으로 고전하는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중국을 깜짝 방문해 리창 총리를 만났다. 인도 방문을 취소한 지 일주일여 만으로, 완전자율주행(FSD) 소프트웨어(SW)의 중국 출시를 논의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중국 당국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안전 검사에서 외자기업 중 처음으로 적합 판정을 내리며, 테슬라의 중국 내 FSD 출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머스크 CEO는 이날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초청으로 베이징을 방문해 리창 국무원 총리와 면담했다.


리 총리는 테슬라의 중국 내 발전이 중·미 경제·무역 협력의 성공적인 사례라고 평가했다. 머스크 CEO 역시 리 총리에게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머스크 CEO는 리 총리와의 만남 후 X에 "리창 총리를 만나 영광이었다"며 "우리는 상하이 초창기 때부터 오랜 시간 알고 지냈다"고 썼다. 리 총리는 테슬라가 상하이 기가팩토리를 가동한 2019년 당시 상하이 당서기로 머스크 CEO와 인연을 맺었다.


머스크 CEO는 이번 방중에서 중국 내 전기차 판매 확대를 위해 규제당국에 FSD 중국 출시를 설득했다. 테슬라는 지난 2020년 FSD를 출시해 미국을 비롯해 여러 국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아직까지 서비스 출시 승인을 받지 못했다. 중국 차량 운전자들에게 대부분의 시나리오에서 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하는 중국 전기차 업체 대비 테슬라의 경쟁력이 뒤처지는 이유 중 하다.


이 가운데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국가컴퓨터네트워크응급기술처리협조센터는 이날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 상황 통지(제1차)'에서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인 모델3와 모델Y가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FSD를 출시하는 데 한걸음 가까이 갔다는 평가다.


중국은 현재 국가 안보를 이유로 테슬라가 민감한 지역에서 수집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한하고, 이를 미국 등 외부로 전송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테슬라 차량은 중국 군사 시설, 정부 기관, 국영 기업에 진입하는 것이 금지된다. 공항, 기차역, 경찰서 내 공공 주차창 진입 등은 더욱 엄격히 제한된다. 반면 테슬라는 자율주행 기능에 필요한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 데이터를 미국으로 전송하길 원하고 있다.


머스크 CEO의 이번 방중으로 테슬라 FSD의 중국 출시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머스크 CEO는 이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테슬라가 곧 중국 소비자들도 FSD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지 모른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3일 실적 발표 후에도 FSD 확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머스크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우리는 인공지능(AI)이나 로봇공학 회사로 여겨져야 한다"며 "테슬라가 자율주행을 해결할 것으로 믿지 못하는 사람은 회사에 투자해서는 안된다. 하지만 우리는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머스크 CEO의 이번 방중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와 중국 업체의 부상으로 테슬라의 실적 부진이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차량 인도량은 38만6810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 줄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2020년 이후 4년 만에 첫 감소다. 테슬라의 1분기 중국 판매량은 같은 기간 4% 감소했다. 아울러 테슬라는 최근 전체 인력의 10% 감원 계획을 밝히고, 중국과 미국 등에서 전기차 가격 인하에 나섰다. 머스크 CEO는 1분기 실적 발표 후 저가 신규 모델을 확대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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